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성모님의 순명과 승천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5-08-14 17:56 조회수 : 66

성모님의 순명과 승천


세상에는 저절로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인간의 이성으로는 절대로 알 수 없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우주 만물을 만드신 분은 하느님이시다. 하느님을 닮은 인간은 피조물 중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로 하느님의 절대적인 의도가 담겨 있다. 하느님을 닮은 인간에게 가장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셨고 인간이 하느님의 뜻대로 살아가기를 원하셨다. 하느님이 인간을 소중하게 여기는 구체적인 목적은 바로 사랑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사랑을 위한 하느님의 도구’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하느님의 도구로 살기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 혹시 교만함으로 하느님이 원하시는 세상을 만드는 데 방해하고 있지는 않을까를 수시로 고민해 보아야 한다. 우리는 하느님의 피조물이고 도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신앙으로 고백했지만, 실제로는 그러한 삶을 달가워하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하고 있지 않았는지를 성찰해 보아야 한다. 하느님은 나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세상을 위한 도구로 삼으려고 하신다.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직접 인간으로 세상에 오시는 신비로운 계획을 감행하셨다. 그 과정 안에서 당신의 동반자로 가장 중요했던 역할을 맡기신 분이 성모님이었다. 성모님은 당신이 하느님의 피조물이라는 것을 잘 알고 기꺼이 하느님의 계획을 위한 도구가 되는 것에 대해서 망설임이 없었다. 성모님은 메시지를 전해주던 천사에게 자신은 하느님의 종이라 고백하며 불합리한 요구에도 겸손하게 순명함으로써, 예수님을 세상에 낳아주는 하느님의 그릇, 하느님의 도구가 되셨다.


이러한 희생을 가능하게 한 것은 겸손이다. 하느님의 도구가 되려는 우리에게 필수적인 덕이다. 겸손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를 파악하고 인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러한 것에 대해서 망설이고, 한계를 가진 존재라는 것을 내세운다. 그러나 우리도 성모님처럼 하느님의 종임을 인정해야 한다. 또한, 우리 생각에 불합리해 보이는 하느님의 뜻에도 순명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의 계산된 논리가 하느님의 길을 가로막을 수도 있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성모님을 닮아야 한다.


신앙은 때로는 합리적이지 않다. 신앙은 눈에 보이는 속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찾고 믿는 여정이다. 가장 중요한 믿음은 인간이 주체가 아니라 하느님이 모든 것의 주체라는 것이다. 그게 믿음이고 신앙이다. 그리고 과정 안에서 힘에 겨운 것이 있지만 믿으면 좋은 결과를 얻을 있기에 수용하는 인내가 필요하다. 사실,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때로는 사람의 불합리한 부분도 받아들이는 것이다. 성모님은 이러한 것들을 믿음으로 받아들이셨기에 승천의 영광을 누릴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그러한 성모님을 닮기 위해서 노력하는 하루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