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친절하고 이해심 많은 당신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5-08-08 18:51 조회수 : 78

친절하고 이해심 많은 당신


고등학교 동창을 가끔 만난다. 고등학교 친구들의 모임은 대체적으로 끼리끼리 만난다. 성적이 좋은 친구들은 그들끼리 그리고 운동을 좋아하던 친구들은 그들끼리 아직도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학교 다닐 때는 미성숙해서 다툼도 많지만 지금은 오랜 세월을 함께 해서 몽돌처럼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않고 보내고 있다. 학창시절에는 친구가 마음에 안들면 잔소리도 하고 때로는 싸우기도 했지만 지금은 단점이 눈에 들어오는 것보다 그것을 이해해주는 마음이 더 생겼다. 시간이 사람을 성숙하게 만들어준 것이다.  


정말로 훌륭한 친구나 인간 관계를 갖기 위해서는 몇 가지를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우선 자신에게도 문제는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자신의 단점을 인정할 때 겸손해 질 수 있고 그럴 때 다른 사람에게 좀 더 관대해 질 수 있다. 우리는 자신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교만한 사람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성격에 문제가 있다는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그래서 내 문제에 대해서 냉정하게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내 스스로에게 냉정하면 나와 같은 문제를 가진 사람에게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래서 심리학자들이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면 먼저 자기 자신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사실 다른 사람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착각하면서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이다. 다른 사람과 원만한 관계를 맺는 방법이기도 하다. 연구에 의하면 긍정적인 착각을 하면서 살 때, 즉 눈에 콩깍지가 씌어 살 때 그러지 못할 때보다 행복지수가 훨씬 높다고 한다. 반면 이성을 내세워서, 다른 사람의 단점을 찾아내며 따지면서 살아갈 때는 찾아낸 수만큼 마음속에 불만으로 채워지기에 그만큼 불행해진다고 한다. 다른 사람의 단점을 찾고 고치려 드는 것은 남을 통제하고 지배하고픈 욕구에서 시작한다. 


우리가 미사를 시작하면서 ‘내 탓이요’를 외치는 것은 나 스스로에 대한 경고이다. 미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내가 갖고 문제를 부끄러워하면서 털어내어야 한다. 미사 시간 뿐만 아니라 삶 안에서 내 문제를 냉철하게 들여다보고 스스로 고치려 할 때 주변 사람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과 생각이 편해진다. 그러면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갈 수 있고, 때에 따라서는 조언을 해주고 나 또한 구할 수 있게 된다. 

그 과정에서 아주 쉬운 방법 하나가 친절하게 상대방을 대하는 것이다. 친절을 베풀면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해줄 뿐만 아니라 자기 만족도 커진다. 친절은 “다른 사람을 위해 선의를 행하는 것인 동시에 자신을 치유하는 것이다. 이는 모든 장벽을 넘어서는 것이다.” 친절은 꽃향기와 같아서 사람이 모여든다. 나의 오늘은 충분히 친절을 베풀고 받으면서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