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하느님의 뜻을 찾아서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5-07-08 20:45 조회수 : 57

하느님의 뜻을 찾아서


피정하면서 강사 신부님의 하신 말씀 중에서 “기도하는 중에 하느님을 만나지 못하는데, 성당 밖에서 어떻게 하느님을 만날 수 있나요?”라고 하신 내용이 마음에 와닿았다. 우리는 예수님을 만나러 성당을 부지런히 찾는다. 성당에 오시면 제대 위에 커다란 십자가가 걸려 있고 벽에는 14처가 있고, 감실에 성체가 모셔져 있어서 저절로 경건해진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성당을 좋아하시는 분이 많다. 미사가 거행되면서 그 분위기는 한층 고조된다. 신자들은  지난 한 주간 자신이 저지른 죄를 고백하고 주님의 은총 속에 영성체하면서 새롭게 거듭나는 기쁨을 누리게 된다. 


미사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오면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일상의 삶 안에서는 생계를 핑계로 때로는 남을 속이는 등 ‘아집과 탐욕’에 사로잡혀 정신없이 하루를 보낸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우리는 일주일 가운데 6일을 죄의 지배 아래 있다가 겨우 하루 성당에 나가 자신의 게으름과 나약함을 탓하며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다짐을 반복적으로 하고 있다. 영성가들은 이러한 모습을 ‘죄의 삶’이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당 안에서 기도나 미사를 하면서 ‘하느님을 진정으로 만나고 있는가?’하는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우리는 성당 안에서나 기도할 때조차 예수님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뿐만 아니라 하느님은 교회에만 계시는 분이고, 우리의 일상에서는 안 계신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은 줄 모르겠다. 만약 그렇게 생각한다면 예수님을 전혀 모르는 것이다. 당연히 예수님은 성체에만 계신 것은 아니다. 시장에서 살기 위해서 몸부림치는 아주머니의 가슴 속에도, 나에게 어떡하든 상품을 팔아먹으려는 애를 쓰고 계시는 전화 상담원의 가슴 속에도 계신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가 부엌에서 쓰는 무딘 식칼이나 먹다 남은 빵 쪼가리도 모두가 하느님의 작품이다. 예수님은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보내고 계신다. 


하지만 우리는 자기 생각과 가치관에 맞지 않거나 이득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모든 것을 부정하면서 하느님에 대해서도 신경질적으로 내치거나 무시해 버린다. 나와 똑같은 사물이나 사람은 세상에 없다. 하느님께서 심혈을 기울여 모두가 다르게 만들어 놓았는데, 나와 다르다고 짜증을 내면서 하느님의 의도를 무시하고 내 멋대로 결정하고 행동한다.

하느님을 객관적으로 보려하지 않고 주관적으로 판단하려고 하면 자신이 하찮다고 여기는 것 안에 숨어 계신 하느님을 결코 찾을 수가 없다. 또한 나만의 하느님을 추구하는 한 내가 싫어하는 것에 숨어 계신 하느님 역시 볼 수 없다. 이 세상에서 우리가 하찮다고 여기는 것에도 하느님은 계시고, 내가 낯설은 사람이나 장소에 그분의 뜻이 훨씬 더 많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하느님이 원하시는 삶을 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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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성을 바라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