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말의 힘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5-07-02 20:04 조회수 : 56

말의 힘


우리 선조들은 현명한 사람의 조건 중에 매사에 말을 신중하고 적절하게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말에는 세상을 바꿀 수 있을 정도의 힘이 있다고 믿었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말의 소중함을 경험한 사람들이 모아서 만든 책의 한 대목이 생각이 났다.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서 금연을 시도하지만, 성공보다는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담배의 중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끊으려고 시도 할수록 담배가 더 생각난다고 한다. 책에서 금연에 성공한 사람 중의 한 사람은 담배가 피우고 싶으면 “이 정도는 참을 만하다”를 소리를 내서 입 밖으로 지속적으로 내뱉었다고 한다.


이처럼 소리를 내서 하는 말의 효과는 최근 신경의학계에서 검증된 사실이다. 말은 우리 신체 모든 조직을 무의식적으로 지배한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뇌 속의 언어 중추신경이 모든 신경계를 지배하고 있으므로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서 우리 신체가 보이는 반응은 전혀 다르다는 것이었다. 가령 요즘처럼 무더위가 한창일 때 “덥다, 덥다” 하고 반복해서 말하면 우리 신체는 더 덥게 느껴지고, “덥긴 하지만, 이 정도는 참을 만하네”하고 지속해서 말하면 우리 몸이 덜 덥게 느낀다는 것이다. 이처럼 말의 힘을 이용해서 치료하는 ‘언어치료법’이 생겨났다고 한다.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해서 환자로 하여금 하루 2~3차례 일정 시간(10-15분)을 자신이 필요한 반응이 오도록 지속해서 말을 반복하는 것이다.


말 한마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입증하는 일화가 있다. 크로아티아의 작은 시골 성당에서 한 아이가 주일 미사 복사를 하고 있었다. 소년은 실수로 제단 바닥에 포도주를 쏟고 말았다. 화가 난 신부가 소년에게 “바보같은 놈! 다시는 복사를 하지 마!!” 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 이후로 소년은 본당신부로부터 큰 상처를 받아서 성당에 가지 않았다. 또 다른 성당에서는 복사가 비슷한 실수를 저질렀다. 그러나 그곳의 신부는 그 아이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면서 다음과 같이 위로해 주었다. “괜찮다. 나도 어렸을 때는 그런 실수를 많이 했단다. 너도 나를 열심히 도와주고 있으니, 커서 훌륭한 신부가 됐으면 좋겠다.” 


세월이 흘러 성당에서 쫓겨난 아이는 유고슬라비아에서 강력한 대통령으로 종교를 탄압했던조셉 브로이 티토 되었고, 격려를 받은 다른 아이는 훗날 264 교황이셨다가 성인품에 오르신 요한 바오로 2세이시다. 우리가 평소 무심코 내뱉은 한마디의 말은 이처럼 힘을 지니고 있고 때로는 여러 사람의 운명을 결정할 수도 있다. 오늘 하루 동안 살면서 많은 말을 하면서 살 것이다. 이왕이면 남에게 상처를 주는 말보다는 상대방에게 기쁨을 주는 싱그러운 말을 하면서 살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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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힘 Level 102025-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