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그리스도인의 깨끗함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5-07-01 22:25 조회수 : 53

그리스도인의 깨끗함


피정을 시작한지 이틀째이다. 오늘은 신앙생활에 있어서 율법과 교회법을 묵상해보았다. 유대인들은 모세의 율법을 모든 삶의 기준으로 삼았다. 그들은 하느님 앞에서는 깨끗해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이 있었다. 특히 성전에서 하느님을 만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이 부정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특히 바리사이들은 사제들에게 요구된 엄격한 정결 규정을 백성들에게도 강요했다. 자신들의 정당성 근거를 성경 말씀에서 찾았다. “너희는 나에게 사제들의 나라가 되고 거룩한 민족이 될 것이다”(탈출 19,6). 유대인들은 정결과 거룩함을 유지하기 위해서 부정한 음식물을 먹지 않고, 이방인, 죄인, 부정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면서 일상에서는 손과 발을 씻는 정결의식을 강조했다. 


그리하여 예수님 시대의 기득권이었던 바리사이들은 모세 율법의 본래 정신 인 윤리적인 실천보다는 오히려 겉으로 드러나는 전례적인 정결 예식에 더욱 신경을 썼다. 자연스럽게 외적으로는 유대인과 비유대인을 구분해서 민족적 폐쇄성이 부각되고 내부적으로 정한 정결한 유대인과 부정한 유대인을 분리시켜서 사회적 분열을 조장하였다. 그들은 이러한 방법이 자신들의 순수한 신앙을 지킬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강조한 전통적인 방법과 기준을 거부하시고 오히려 내적이고 도덕적인 차원의 정결함을 강조하셨다. 예수님이 보시기에 인간을 부정하게 만드는 것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하셨다. 더러움의 시작은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말과 생각과 행동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하신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이방인과의  식사를 금지하는 장벽을 철폐하셨다. 예수님의 말씀 이후로는 정결함의 기준이 몸을 씻는데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씻는 일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그것은 내 삶을 깊이 성찰하지 않고, 그리고 하느님의 도우심을 청하지 않고서는 도무지 가능하지 않다. 인간을 더럽히는 악덕은 인간의 본능에서 시작된다. 남의 재물을 훔쳐서라도 욕구를 채우려는 도둑질, 남의 생명을 무시하는 살인, 잠이나 식욕의 시작인 탐욕등 모두 십계명에 속한다. 우리가 눈을 통해서 사물을 보고 판단한다. 그리고 보는 것을 통해서 인색, 탐욕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보는 것을 통해서 비교가 시작되고 때로는 왜곡을 가져온다. 이것은 결국 타인 함께 살아가야 하는 존재보다는 질투가 시작되기도 한. 이제 우리는 욕망이나 비교를 통해서 부서진 마음을 추스르고 새롭게 정화의 길로 예수님을 믿고 함께 떠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