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예수 성심 성월과 교황 주일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5-06-27 21:33 조회수 : 57

예수 성심 성월과 교황주일


이번 주일은 사도 베드로와 사도 바오로의 축일이면서 교황주일이다. 새로 선출되신 레오 교황님이 첫 번째로 맞이하는 교황주일이기에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새로운 레오 교황님이 강조하신 겸손에 대해서 묵상하는 중에, 예전부터 고민했던 의혹 하나가 슬며시 다가왔다. 나 같이 부족한 영혼을 갖고 있는 사제가 주님께서 바라고 계신 영성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를 생각해 보게 된다. 현실은 주님께서 요구하시는 대로 살지 못해서 가슴이 답답하다. 신학생부터 지금까지 내가 바로 가장 많이 했던 고민이면서 동료 사제들과 가장 많이 나누었던 주제이기도 했다.

 

그런데 아리러니하게도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구원 사업을 하실 때 오히려 가장 약점이 많은 사람들을 도구로 선택하신다는 것이다. 당신이 선택하신 사도 베드로와 바오로 그리고 동료 사도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또한 우리가 성경과 교회의 역사를 볼 때도, 우리의 눈에 보기에는 부적합해 보이는 사람들에 의해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사도 베드로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어찌 보면 그는 예수님의 걸림돌이 될 정도로 좌충우돌했던 인물이었다. 사도 베드로는 주님의 곁에서 3년 동안이나 함께 했지만, 여전히 예수님의 의중을 파악하지 못하고 엉뚱한 말과 행동으로 예수님을 답답하게 만든 대표적인 인물이다. 사도 바오로는 똑똑한 인물이었지만 그 지식을 바탕으로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하는 데 앞장섰던 인물이었다. 두 분은 하느님이 하시는 일을 인간의 시각으로 바라보아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을 입증해 주셨다. 


그런 의미에서 예수 성심 성월을 마무리하면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간절히 기도해야 한다. 

“예수님, 저의 생명이시여, 저는 주님께서 제 영혼의 가장 비밀스러운 곳, 감각들이 작용하지 못하는 깊은 곳에서 저를 주님으로 변화시키고 계심을 깊이 느끼고 있습니다. 오, 저의 구세주님, 저를 주님 성심의 가장 깊은 곳에 완전히 감추어 주십시오. 그리고 주님의 빛줄기들로 주님이 아닌 모든 것으로부터 저를 보호해 주십시오. 예수님, 제가 주님께 간절히 청하오니, 주님의 가장 자비로우신 성심으로부터 나온 그 빛줄기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제 영혼에 힘과 용기를 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