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태연과 교만의 관계'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5-06-19 20:49 조회수 : 60
'태연과 교만의 관계'

 

요즘 가장 관심을 갖고 보는 책 중에 하나가 <논어>이다. 옛말이라서 어렵지만, 음식을 여러번 씹으면 단맛이 나오는 것처럼 어렵더라도 찬찬히 의미를 곱씹어보면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들이 드러난다. 오늘 읽은 내용 중에 “군자는 태연하되 교만하지 않고 소인배는 교만하되 태연하지 못하다.”라는 말이 가슴에 다가왔다. 공자는 사람이라면 태연과 교만을 함께 갖고 있는데, 그 조화를 잘 이루어야 한다고 제자들에게 강조했다. 그리고 태연과 교만에 따라서 사람은 군자도 소인배도 될 수 있다고 보았다. 


또한 이 이치를 깨닫게 되면 그는 지혜로운 사람이다. 그리고 지혜로운 사람은 작은 것에 유혹을 당하지 않고 걱정을 적게하며 행동에 있어서는 과감하게 한다. 공자는 태연과 교만은 질적으로 다르며 그 결정적인 차이의 시작은 믿음에서 시작된다고 보았다. 태연한 사람은 자신을 믿고, 남들을 믿기에 의연할 수 있지만, 교만한 사람은 나와 남들과 세상을 모두 믿지 않는다. 그리고 교만한 사람은 늘 조급하기에 자연스레 긴장하면서 살고 있다. 겉으로는 태연한 것처럼 보이더라도 속에서는 늘 다툼이 그치질 않는다. 


대체로 교만한 사람은 분노를 달고 다니는데, 사람을 가장 태연하지 못하게 만드는 감정이 분노이기 때문이다. 분노가 일어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첫째는 다툼이며 둘째는 비교다. 무한 경쟁과 비교가 판치는 오늘날에 화병이 성행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남과 다투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이미 스스로와 끊임없이 다투고 있는 경우가 많다. 자신과 다투는 일을 멈추지 못하는 이유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에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가진 사람은 믿음을 발판으로 남을 믿는다. 나와 남을 믿는 사람의 세상은 만한 된다. 그런데 믿음이 없이 나와 남을 끊임없이 비교하는 사람은 점차 자신을 믿지 못한. 자신을 믿지 못하면서 남도 믿을 없으므로 세상은믿을 하나 없는 되고 마는 것이. 결과적으로 '믿을 만한 세상에 사는 사람'은 태연하지만, '믿을 하나 없는 세상에 사는 사람'은 교만해진다고 공자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부류의 사람인가를 성찰해 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