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의 삼위일체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5-06-13 20:39 조회수 : 74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의 삼위일체


내일은 삼위일체 대축일이다. 비신자들은 물론 나름 열심한 신자들에게도 교리를 설명하다 보면 가끔 힘에 부치는 경우가 발생하곤 한다.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설명할 때나 처녀인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잉태하는 교리를 설명하는데 과학의 이론을 갖고 따지는 사람들에게 이해시키기는 정말이지 어렵다. 삼위일체 교리도 설명하기 어려운 교리이다. 한참을 설명하는데도 고개를 갸우뚱거리면 믿어야 하는 교리라고 결론을 내린다. 이 교리에 대하여 전해 내려오는 일화가 하나 있다.

 

하루는 아우구스티노 성인께서 삼위일체 교리를 잘 설명하기 위한 고민하면서 바닷가를 거닐고 있었다. 그때 백사장 한쪽 구석에서 아이가 모래 웅덩이에 작은 조개껍질로 바닷물을 붓고 있었다. 성인께서 “얘야, 너는 무엇을 하고 있냐?”라고 물으시자 어린이가 “저 바닷물을 이 모래 웅덩이에 모두 퍼담고 있어요.”라고 답했다. 성인께서 웃으시며 “네가 죽을 때까지 해도 못 할거야.”라고 말하자, 그 아이가 성인을 바라보면서 “그래도 아저씨께서 삼위일체 교리를 깨닫는 일보다 쉬울 거예요.”라고 답하면서 사라졌다. 이 일화는 성인에게 소중한 깨달음을 남겨 주었다. 바닷물을 퍼담으려는 것처럼, 인간의 머리로 하느님의 신비인 삼위일체 교리를 깨달으려는 시도 자체가 처음부터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우쳐 주신 것이다. 그래서 성인은 삼위일체 교리는 자신의 일화를 이야기하면서 우리들이 믿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교리라고 설명했다. 


우리는 여전히 삼위일체에 대한 교리를 설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클로버의 잎은 셋이지만 한 잎이고, 삼각형은 각이 셋이지만 하나의 삼각형이고, 꽃은 여러 갈래로 이루어져 있지만 하나의 꽃송이라고 비유 들어서 설명하곤 하지만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여전히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다. 책상에 하루 종일 앉아서 어떻게 하면 삼위일체 교리를 더 쉽게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을까 궁리해 보아도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는다. 마치도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하늘에서 떨어지는 함박눈을 말로만 설명해서 이해시키기가 어렵듯이 천상의 신비인 삼위일체 교리를 우리 인간의 유한한 두뇌로써 이해하고 설명하기란 불가능하므로 믿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 


교리를 배우시던 교장 선생님 분이 신자인 부인에게 말하기를천주교 교리는 너무 어렵고, 그냥 무조건 믿어야 하는 것이 너무 많네. 처녀가 아이를 가졌다는 , 성부 성자 성령은 각각의 위격이면서 몸이라는 것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어. 하지만 내가 구원받기 위해서는 그냥 믿어야지 .”하셨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사제로 평생 살아오면서 여러 가지 비유로 교리를 신자들에게 설명을 해왔지만, 시원하게 받아들이도록 설명을 해본 적이 별로 없었다. 이유는 또한 시원하게 이해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럴 나의 부족함을 탓해본다.
탓이요, 탓이요, 저의 탓입니다. 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