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자유의지와 죄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5-05-12 21:15 조회수 : 58

자유의지와 죄


신앙인의 최대 바램은 하느님의 뜻대로 살아서 올바른 신앙인으로 인정받고 하느님과 더불어 영원한 삶을 사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바람과는 달리 죄를 범하면서 살고 있다. 죄를 지었다는 강박은 하느님의 구원에 동참하는 파스카 삶에 걸림돌이 된다. 죄를 범했다는 사실에 막연히 실망하고 움츠려 있기보다는 죄에 대해서 알고 벗어나려고 노력해야 한다. 죄를 짓게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벗어 날 수 있는지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더 효과적으로 죄와 맞서 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죄를 사전적으로 설명하면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교리에서도 죄는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고 양심에 반하는 삶을 사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하느님의 뜻은 무엇이며,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삶은 어떤 것일까?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때론 삶의 고통 앞에서 하느님께 하소연도 해보기도 하고, 하느님께서 왜 인간에게 고통을 허락하셨는지, 내게 무엇을 바라고 계시는지도 물어보아야 한다. 


하느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찾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나 지금까지 살아가도록 보살펴 주고 계신다는 것이다. 하느님께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창조하셨다는 말의 의미가 바로 그것이다. 이처럼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존재 자체를 허락해 주셨을 뿐만 아니라, 우리의 모두에게 자유를 주셨다. 신학적으로 표현하자면, 우리에게 자유의지라는 큰 선물을 주신 것이다. 


예를 들어서 하느님께서는 아담과 하와에게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고 하셨지만, 우리가 먹지 못하게 강제적으로 울타리를 치는등 강제적인 조치를 하시지 않았다. 선악과를 먹지 말라고 하신 것은 우리를 보호하기 위함이었지만 우리를 믿으셨기에 인간이 스스로 선택하기를 바라신 것이다. ‘그 열매를 따 먹는 날, 너는 반드시 죽을 것이다’(창세 2,17)라고, 말씀하시면서 강력하게 경고하셨을 뿐이다. 


당신이 손수 창조하신 인간을 죄와 죽음에서 구하시려는 것이 하느님의 바람이었지만, 인간에게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유의지를 주시고 자발적으로 선택하게 하신 것이다. 이처럼 하느님은 인간을 믿고 싶었고, 인간들이 당신의 바람대로 되지 않고 잘못을 해서 당신의 마음을 아프게 하여도 묵묵히 기다려 주셨다. 이처럼 인간에게 주신 자유의지가 인간을 위험에 빠트리기도 하지만 선택을 통한 자발적으로 성장하도록 큰 선물을 주신 것이다. 우리는 하느님의 배려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양심에 기초해서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늘 최선을 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