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부모의 세심함이 필요하다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5-05-08 21:18 조회수 : 41

부모의 세심함이 필요하다


5월은 성모성월이면서 가정의 달이다. 며칠 전에 손님이 오셔서 근처 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우리 테이블 바로 옆에 엄마 셋과 대여섯 명의 아이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서, 엄마들과 아이들이 경쟁 하듯이 떠들어서 식당 전체가 시끄러웠다. 엄마들도 자신의 관심사에 관해서 이야기하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그런데 나와 제일 가까이 있는 아이는 장난감 퍼즐을 맞추면서 조용히 놀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퍼즐을 다 맞춘 아이는 엄마에게 자랑스럽게, 큰 소리로 “엄마, 나 이거 맞추었어!” 하면서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엄마의 반응은 “응, 알았어.”하고는 건성으로 대답하였다. 아이는 약간 시무룩하면서 다시 혼자서 퍼즐을 가지고 놀았고, 다시 엄마를 부르면서 이번에도 완성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하지만 여전히 수다를 떨기에 바쁜 엄마는 이번엔 대답조차 하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장면을 보는 것이 드문 것은 아니다. 내가 제일 관심을 가진 부분은 이런 상황에서 아이는 느꼈을 감정이 궁금했다. 퍼즐을 맞추었다는 ‘기쁨’은 절대로 아닐 것이다. 아마도 엄마가 알아주지 않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면서 ‘실망’이라는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엄마는 나에게 관심이 없구나!' 하는 감정과 불편한 마음을 가졌을 것이다. 만약 이러한 감정이 지속해서 쌓이면 어떻게 될까? 그 아이는 열등감을 쉽게 느끼는 성격으로 자라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자신은 어렵게 성공했다고 확신하면서 칭찬을 바랐는데, 엄마가 보인 반응은 나의 기대와는 다른 무관심이기 때문이다. 


심리학적으로 본다면, 이러한 일이 지속해서 반복된다면 아이에게는 긍정적인 마음보다는 부정적인 성격이 형성되기 쉽다. 그리고 ‘엄마의 관심을 끌려면 내가 더 잘해야 하는구나!’라고 생각하면서 강박적인 성격으로 자랄 수 있다. 엄마의 관심을 끌기 위해 좀 더 자극적인 생각이나 행동한다. 그래도 계속해서 부모가 자신에게 관심을 주지 않으면 ‘공격성’이 더욱 강화된다. 물론 아이는 자신이 겪은 모든 사건을 인식하고 기억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어린 시절 양육 환경의 영향 아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일정한 경향을 지닌 모습으로 성장하게 되고, 그 안에서 성격이나 행동이 다양한 방식으로, 하지만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게 된다.


요즘, 자녀를 키우기가 어렵다고 공통으로 말한다. 우리가 자녀를 양육하는 있어서 어려움을 모두 가정 환경이나 부모님의 탓으로 돌리려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어린 시절의 환경이 어떠했든, 일정 정도 이상의 나이가 되면 본인 스스로 자신의 삶을 가꿔가야 책임이 있다. 하지만 자녀가 올바로 커가길 바란다면, 조금은 세심하게 그리고 부정적인 면보다는 긍정적인 위로와 칭찬으로 아이에게 자긍심을 주는 부모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