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구원과 하느님의 계명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5-05-04 20:42 조회수 : 58

구원과 하느님의 계명


하느님으로부터 우리가 얻기를 바라는 '구원'은 죽어서, 저세상에 가서야 하느님을 뵙고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것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구원이 그런 것을 의미한다면, 어쩌면 예수님께서 사람이 되시어 이 세상에 오시지 않았을 것이다. 인간이 이 세상에서는 고통스럽게 살더라도 죽어서 저세상에서 하느님 품에 안겨 영원한 안식을 누리면 해피엔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하느님께서는 몸소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오셨고, 우리를 어루만져 주시고, 병을 고쳐 주시고, 우리에게 구원과 해방을 직접 선포하셨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나라는 바로 너희 가운데에 있다”(루카 17,21)라고 강조하셨다. 즉 하느님의 나라는 저 하늘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삶 안에 있다고 가르치신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구원받고, 행복하길 바라신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기에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간, 지금 이곳에서 만나고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서 행복하기를 바라신다. 그러면서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지켜야 할 계명을 많이 주셨다. 십계명뿐만 아니라, 선하고 의롭게 그리고 욕심대로 살지 말고, 때에 따라서는 희생하는 삶을 주저하지 말라고 하셨다. 사실 계명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좀 더 편하고 하고 싶은 것도 마음껏 하면서 살 수 있다. 새 신자께서 세례를 받고나니 해서는 안 되는 것들이 너무 많고, 해야 하는 것은 더 많아서 힘들다는 푸념을 들은 적이 있다. 신앙생활을 오랫동안 한 사람들도 때로는 하느님을 알게 된 것이 행복하기 보다는 부담으로 느껴지는 경우도 제법 많이 있다. 


신앙인이라면 계명이나 교회법 안에 담겨 있는 의미를 생각해 필요가 있다. 마치도 운전할 안전띠를 매는 것과 같다. 지금이야 운전석에 앉으면 안전띠를 매는 것이 기본이지만, 예전에는 불편하다고 안전띠를 매지 않는 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법으로 규정하고, 단속해서 범칙금까지 내게 하였다. 처음에는 안해도 것을 괜히 강요해서 운전자들을 불편하게 만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법의 목적이 운전자가 다소 불편하더라도 안전을 증진한다는 것을 알고부터는 생각이 달라졌다. 오랜 데이터가 안전띠의 효과를 입증했다. 그래서 지금은 안전띠를 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마찬가지로 하느님께서 주시는 계명도 같은 경우인, 우리의 삶을 불편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느님 안에서 행복하고 기쁘게 살아갈 있도록 돕는 안전장치가 계명이다. 따라서 계명을 지키면서 산다 것이 하느님께서 득이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에게구원 도움이 되기 때문에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지키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