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미사를 참례하는 올바른 자세
사순이나 대림 시기에 시간을 내어서 판공성사를 보시러 오시는 분들을 보면 늘 감동을 느낀다. 인간은 본시 나약해서 죄 가운데 살고 있지만 성사 내용은 “주일 미사에 몇 번 빠졌습니다. 이밖에 알아내지 못한 죄도 많사오니 사하여 주소서.”가 대부분이다. 고해성사에 임하는 긴장과 부담 때문이리라 이해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죄를 깊이 성찰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우리가 살면서 주일 미사를 궐한 것만이 죄가 될까? 단순히 신자의 의무, 지킬 계명을 지키지 않아서 죄가 되는 것일까? 계명을 지킨다는 것, 주일 미사 참례의 의무를 지킨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요즘에는 보기 어렵지만, 전에는 자주 본 장면이 있다. 어린아이는 신이 나서 정신없이 뛰어다니며 놀고 있고, 아이 엄마는 숟가락을 들고 그 뒤를 쫓아다니는 모습이다. 노는 데 정신 팔린 아이를 쫓아다니면서 한 숟갈이라도 더 먹이려고 애쓰는 엄마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엄마들이 왜 그렇게 자기 아이에게 밥을 먹이려고 애를 쓰는 것일까?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하루 삼시 세끼 밥 먹는 것이 마치도 의무처럼 느껴서 그럴까? 우리 모두는 그래서가 아니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밥 먹는 것이 사람의 의무여서가 아니라, 이 밥을 먹어야 아이가 튼튼하게,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렇게 쫓아다니면서까지 밥을 먹이려고 애썼던 것이다.
주일 미사 참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신자라면 지켜야 할 의무라서가 아니라, 주일 미사가 우리를 위한 하느님의 초대이기 때문에 지키라고 가르치는 것이다. 한 주간을 세상에서 애쓰며 지낸 우리에게 하느님께서, “그래, 그렇게 힘들게 지내느라 애썼다. 그러니 오늘 하루는 나한테 와서 좀 쉬어라. 와서 내 이야기도 듣고 또 내 살과 피를 받아먹고 마셔라. 그래서 다시 힘을 얻고 기운을 내서 다시 한 주간을 행복하게 잘 지내라!” 하며 우리를 불러 주시는 하느님의 초대인 것이다. 하느님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위한 시간이고 초대인 것이다.
주일 미사 참례라는 의무를 어긴 우리를 못마땅해 하실 줄 알고 잔뜩 주눅 들어 있지만,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혼내시기 보다는 그렇게 주눅 들어 있는 모습에 더 마음 아파하신다는 것이다. 하느님께 중요한 것은 미사 자체를 지키느냐 지키지 않느냐 보다는, 하느님의 의도대로 우리가 행복한 마음으로 참석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주일 의무를 지키지 말하는 것은 아니다. 주일 의무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마지못해 지키는 마음이 아니라 나도 간절히 원해서 지키는 마음인지 하는 점이다. 이런 마음으로 참석할 때 주일 미사는 부담이 아니라 하느님의 나라로 향하는 기쁨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