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성경과 사랑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5-04-30 20:06 조회수 : 59

성경과 사랑


구약성경을 보면 하느님께서는 끊임없이 당신 백성들을 구원하시려고 애쓰신다. 모세를 통해서는 당신 백성을 이집트 종살이에서 구해내시고, 이방 민족들과의 싸움에서 이기도록 힘을 주신다. 그리고 수많은 판관, 예언자를 통해서 때론 달래기도 하시고 때론 야단도 치시면서 당신의 뜻을 지속해서 알려 주신다. 그렇다면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의 뜻을 알아들었을까? 하느님의 뜻을 잘 알아듣고 그 말씀을 따라 하느님의 뜻대로 살지만, 훨씬 더 많은 경우에는 그분 말씀을 이해하지 못해서 하느님의 뜻대로 살지 않았다. 그래서 때로는 잘못된 길로 엇나가서 불행한 삶을 반복하기도 한다.


그래도 이런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서, 하느님께서 많은 예언자를 보내주셨지만 대부분 외면해서 결국에는 당신께서 직접 우리에게 오셨다. 이것이 우리가 해마다 성탄 때마다 기리는 예수 그리스도 육화의 신비이다. 이렇게 몸소 오신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오셔서는 복음서가 전해주고 있는 것처럼, 사람들에게 많은 기적을 베푸셔서 병을 낫게 하시고 악령에게서 구해 주시고 배고픈 이들에게 오병이어의 기적과 그 의미를 깨우쳐 주셨다. 그리고 사람들이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살도록 직접 가르침도 주셨다. 그렇게 방향을 제시하셔서 우리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힘과 용기와 위로를 주셨다(마태 5~7장).


그런데, 예수님의 이런 말씀을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그런데 불행하게도 그들은 예수님의 의도를 정확하게 깨닫지 못했다. 심지어는 그분 곁에서 늘 함께 있었던 제자들 조차도 말이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목숨을 바쳐서라도 제자들과 유대인들을 구원하기로 마음을 먹었던 것이다. 예수님의 십자가 수난의 길은 이렇게 시작된 것이다. 결국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셨지만, 성부 하느님께서 그를 그냥 버려두지 않으시고 죽음에서 다시 일으켜 세워 주셨다. 죽음이 끝이 아니라 그것을 넘어서는 희망, 영원한 생명이 있음을 우리에게 알려 주시고 우리에게도 천국의 문을 활짝 열어 주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해마다 기념하는 주님 부활의 신비이다.


하느님은 인간 삶의 피할 수 없는 고통 앞에서 힘겨워하는 당신의 자녀들을 구원하시기 위해서 끊임없이 무언가를 하고 계신다. 이것이 바로 성경의 일맥상통한 내용이다. 성경의 각 권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것은 우리 인간을 구하기 위해 하느님께서 무엇을 하시는지, 예전에 어떻게 하셨고 지금 어떻게 하시며 또 앞으로 어떻게 하실지를 알려 주는 것 외에도 다른 무엇이 아니기 때문이다. 창세기 1장 1절부터 요한 묵시록 22장 21절까지 매우 많은 내용이 담겨 있지만, 그 내용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메시지가 있다. 바로 ‘사랑’이다. ‘사랑’ 자체인 삼위일체 하느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또 어떻게 사랑하셨는지를 보여 주는 것이 바로 성경이 전하는 이야기 전체의 시작이고 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