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님
월요일에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선종하셨다. 만으로 12년 동안 교황으로 계시면서 우리 신자들과 신앙을 갖지 않은 분에게까지도 선한 영향력을 끼치셨다. 나는 그분의 삶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전임 교황님들보다 서민적으로 사시려고 노력하셨고, 약자들의 아픔 앞에서 "슬픔 앞에서는 중립은 없다"고 하신 말씀과 먼 미래도 좋지만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행을 강조하셨으며 몸소 모범을 보여주셨다는 점이 기억이 난다. 평생 약자들과 함께 하셨고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으시고 당당하게 사셨다는 점은 우리들이 본받아야 하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분의 삶은 적어도 나에게는 제2의 그리스도이셨다.
반면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만족하기보다는 좀 더 잘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늘 우리의 머리와 가슴을 짓누른다. 그러다 보니 만족하기보다는 뭔가 늘 부족하다고 생각하기에 표정이며 행동이 온통 불만으로 가득 차 있는 듯한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성공을 위한 나의 삶을 강조하고 추구하다 보니 남들에게 잘 보이는 것을 우선시하기도 한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좀 더 인기를 끌어야 한다는 생각, 이런저런 거래에서 손해 볼 수 없다는 생각, 좀 더 잘 먹고 잘 보내야 한다는 생각은 우리의 일생을 더욱더 피곤하게 만들고 있다. 예전을 돌아보면 지금보다는 부족하고 때로는 배가 고프고 추웠지만 지금보다는 행복한 시절이 있었다.
욕심에 의해서 삶이 피곤해지는 우리는 재물에 대한 욕심이 점점 더 커지고 있지만, 대부분은 현실에서 쉽게 채워지지 않기에 여러 방면에서 의욕이 많이 꺾이고,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남을 도울 수 있는 여력도 적어지면서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삶이 강해졌다. 그래서 그런지 현대인들은 나누고 베풀 여유를 갖지 못하면서 살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과 국민이 경제적으로 커지고 부유해진 것만큼 남들과 나누려는 마음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려는 마음도 커졌으면 좋겠다.
몇 년 전에 교황님의 특집이 다루어지면서 바티칸에서 식사를 하는 모습이 소개가 된 적이 있었다. 스프 한 그릇과 빵 몇개 그리고 치즈 두어 덩어리와 간단한 스파케티도 식사를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했었다. 그분은 먹는 것부터 숙소까지 늘 그렇게 검소하게 사셨다. 우리 국민의 1/3이 과체중이라는 통계가 있다. 대다수 국민이 건강과 먹고 사는 것에 관심도 많다고 한다. 그래서 맛있는 식당을 찾고 있고 이런 시류의 흐름에 편승해서 방송사에서도 여기저기 맛있는 음식점을 앞다투어 소개해 주는 프로가 유행하고 있다.
우리들도 이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한 차원 더 높은 고민을 해볼 때가 되었다. 귀찮더라도 집에서 가족과 건강식으로 함께 식사하고 대화하며 식사 후에는 집 근처를 산책하거나 거실에서 가족에 대한 관심사를 이야기하고 드라마의 이야기보다는 세상 돌아가는 소식이나 신앙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했으면 한다. 늘 육신적인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이나 신앙적으로도 건강하고 건전한 삶을 추구하는 신앙인이 가져야 하는 기본적인 자세이다. 우리 시대에 훌륭하셨고 모범을 보여주신 프란치스코 교황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