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속 넓은 삶을 살자
오늘 독서인 다니엘 예언서에서는 당시 최고 권력자인 네부카드네자르 임금이 유대인 사드락, 메삭, 아벳 느고에게 바빌론의 신을 섬기지 않는다고 역정을 내면서 불가마 속으로 던져질 것이라고 협박을 하고 있다. 하지만 3명의 유대인 신하들은 하느님께서 자신들을 구해주실 것이라고 하면서 당당하게 말을 했다. 그러자 화가난 네부카드네자로 임금은 그들을 불속에 던져버리라고 명령을 했다. 그런데 참으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하느님께서 그 세 사람과 함께 불속을 거닐고 있는 장면을 보게 된 것이다.
위대한 사상가인 맹자는 “큰 인물이 될 사람에게는 그 배를 굶주리게 하고 그 뼈를 아프게 하여 그 사람이 시련과 고난을 이겨낼 수 있는 재능과 역량이 있는지를 시험하신다. 인생에서 큰 위기를 만났거든 내가 혹시 하늘의 선택을 받은 자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한다.”라고 하셨다. 나는 이 글을 읽으면서 하느님께서는 사랑하는 사람일수록 시련과 극복할 힘을 주신다는 말씀이 생각이 났다. 감히 한 말씀을 더 보태고 싶다. “힘든 상황에 놓여있을 때 자신을 진심으로 믿어주고 사랑해 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는 희망을 품게 되고 자신을 둘러싼 문제가 무엇이든 이겨낼 힘을 얻게 된다. 그래서 사랑은 따뜻한 세상과 한 인간의 꿈을 만들어 가는 데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다.”
사람마다 자기가 좋아하는 유형의 사람이 있다. 키가 큰 사람, 말을 재미있게 하는 사람, 잘생긴 사람, 귀여운 사람, 터프한 사람, 돈을 잘 쓰는 사람, 날씬한 사람 등 다양하다. 그런데 사람들의 다양한 취향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이 공통적으로 희망하는 사람의 유형이 있는데, 마음이 넓고 상대방을 이해해 주고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그런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속 좁은 마음을 갖고 있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사랑하지 못하면서도 자신은 사랑받고 싶어 한다. 자신이 잘못하고도 내 탓보다는 남의 탓으로 돌린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처지를 이해해 줄 사람을 찾는다. 일이 잘못되면 원인을 찾고 재발 방지에 힘을 쏟아야 하는데, 그보다는 나의 잘못을 덮어줄 수 있는 희생양을 찾기에 급급해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을 무조건 이해해주기를 바라고, 남을 비판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그러나 우리의 잘못을 모두 덮어줄 정도로 마음이 넓은 사람을 만나는 게 힘든 것이 현실이다. 마음이 넓다는 것은 마냥 착하다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기본이고 인내심이 출중하거나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적은 이유는 대다수의 사람은 자기 중심적이기에 자신의 손익을 우선적으로 계산한다. 그리고 남이 잘못했을 때 자신은 이해하는 척하지만 자신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면 그렇게 안타까워하지 않는다. 그래서 남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남는다는 것이 쉽지 않는 이유이다.
우리 속담에 ‘천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의 마음속은 알 수 없다’라는 말이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처음 만났을 땐 마음이 넓은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 역시 우리만큼 밖에 안되는 속 좁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더라도 오늘 하루만큼이라도 속이 넓은 사람이 되길 바래본다. 내가 상대방을 먼저 이해해 주고, 더 현명한 삶을 실천하는 보람찬 시간으로 채웠으면 한다. 우리가 주님이라고 따르는 예수님의 가르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이웃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