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십자가 없는 예수 그리스도는 없다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5-03-24 21:16 조회수 : 79

십자가 없는 예수 그리스도는 없다


선생님이 학생 셋을 불러 놓고 당신이 무릎 관절염이 있는데 노루 뼈가 관절에 좋다고 하면서 뒷산에 노루 사냥을 하려면 무엇이 중요한지를 학생들에게 물어보았다. 첫 번째 학생은 활 쏘는 솜씨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 번째 학생은 노루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야 잡을 수 있다면서 노루의 모습을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한 학생은 아무런 말이 없자, 선생님이 물어보았다. 그러자 학생은 “뒷산에는 노루가 살고 있지 않는데요.”라고 말했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한다. 그런데 행복에 대해서 얼마나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을까? 어떻게 하면 행복을 얻을 수 있을까? 그런데 행복을 얻는 방법보다 더 중요한 것은 행복이란 무엇일까에 대해서 아는 것이다. 행복을 모르면서 행복을 바란다면 뒷산에 살지도 않는 노루를 찾아 헤매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노루 뼈를 얻기 전에 정말로 관절 치료에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효과가 확인되면 그 후에 노루의 모습을 아는 것과 노루를 잡기 위한 활 쏘는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면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인지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자신이 보기에 행복한 사람들을 만나서 방법을 물어보는 것도 필요하다. 연천에서 교장으로 있을 때 꿈이 여자 경찰이었던 학생이 있었다. 그래서 연천경찰서에 가서 여경과 만 하루를 같이 지내도록 배려를 해준 적이 있었다. 비록 하루였지만 경찰에 대해서 잘 이해했다고 하면서 자신의 꿈을 위해서 구체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던 표정이 선하다. 내 신념대로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꿈꾸는 미래를 이미 앞서 살아가는 사람의 삶을 참고하는 것은 현명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진정으로 행복한 하느님의 자녀가 되길 원하시면서 3년 동안 함께 생활하시면서 양성하셨고, 죽음을 앞두고는 당신이 누군인지를 정확하게 알려주고 싶었다. 그런데 당신에 관해 말씀하시기 전에,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고 제자들에게 물어보셨다. 당신에 대해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 삼년 동안 제자들이 보고 느낀 것을 알고 싶었다. 이 질문을 통해서 제자들의 주관적인 판단과 당신의 가르침을 객관적으로 알려주고 싶었던 것이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존재의 유한함’에서 시작된다. 제자들의 존재가 하느님에 비하면 너무나도 초라한 존재이기에 구원을 통한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으셨다. 마치 흰 것은 검은 것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처럼,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행복은 예수님의 고난을 통해서 깨달아야 한다. 만약 고통 없이 행복을 추구한다면 이는 ‘십자가 없는 예수 그리스도는 없다’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