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나는 하느님이 사제입니다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5-02-07 01:20 조회수 : 102

나는 하느님의 사제입니다


오늘, 명동 대성당에서 서울 대교구 소속의 26명의 사제들의 서품식이 있다. 만약 나에게 “사제는 무엇하는 사람입니까”하고 물어온다면, 양들을 하느님 나라로 인도하는 안내자이면서 하느님과 함께 살기 위한 가장 기초적이면서 중요한 교육을 하는 직무에 ‘봉헌된 자’라고 말하고 싶다. 세속에서는 누구나 성공만이 최고의 가치이자 미덕으로 삼기에 가난과 고통, 고해의 삶에서 해방된 참된 행복의 길은 언급조차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유한하고 불확실한 세상에서 가장 확실하고 완전한 삶은 무엇인가? 나는 어디에서 시작된 존재이며 종국엔 어디에 가서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이런 물음에 대한 가장 근본적이고 최종적인 해답을 제시하는 것은 종교만이 할 수 있다. 하나뿐인 인생에서 남들에게 보여지는 성공이 아니라 나는 어떤 삶을 살았는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인생은 오직 단 한 번, 단 하나뿐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면서 말이다.


하느님께서 “너의 기도가 무엇이든지 꼭 한 가지는 들어주겠다”는 말씀을 나에게 하신다면, 나는 무엇을 청해야 할까? 언제라도 마르지 않는 마술 금고를 달라고할까? 모든 신자들에게 인정받는 능력과 명예, 아니면 무병장수를 청할까? 그것도 아니면 성당에 신자들로 꽉채우게 해달라고 할까? 

고심 끝에 나는 하느님에 대한 '영원한 생명'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달라고 청해야겠다고 결정했다. 이유는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나면 헛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나는 알고 있으면서 여전히 믿음보다는 세속적인 가치관에 뭍혀서 살고 있지 않은지에 대해서 반성해 보았다. 그러고 보면 나는 아직도 참으로 부족한 사제이다. 이 순간 언제가 받았던 글이 새로 서품을 받는 후배 사제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그리스도의 사제여, 이 미사를

그대의 첫 미사처럼

마지막 미사처럼

단 한 번뿐인 미사처럼 봉헌하라.


정성껏 봉헌하는 미사의 가치와 소중함은 정말이지 비교할 없다. 사랑하는 이가 임종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면, 성체성사가 일생에 번뿐이라면…. 사제인 우리에게는 인생의 가장 확실하고 중요한 최종적인 목표는 확실하다. 이러한 자세는 사제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추구해야 하는 최고의 가치이며 자세가 되어야 하는 것을 절대로 잊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예수님은 실천 사항으로 다음과 같이 명확하게 말씀하셨다. ‘지금 당장 번뿐인 소중한 일을 거침없이 행하라였다. 강도를 만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이에게 사마리아인처럼 망설임이 없어야 한다. 신앙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앞에 놓인 일에 대하여 마음을 다하고 힘을 다하고 정성을 다하여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생의 목표가 확실하면 안에서 생기는 고민들은 부차적이고 잡동사에 불과하다는 것을 명심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