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은 믿음을 키우는 것으로 완성된다
1983년 오늘, 나는 군복무를 하던 광주 상무대에서 세례를 받았다. 교리는 부대 근처의 본당 수녀님으로부터 배웠다. 다른 것은 거의 생각이 나지 않지만, 교리 중에서 한 가지는 또렷하게 기억이 난다. 구원에 관한 이야기였다. 어떤 사람이 하느님을 믿지 않고 자기 멋대로 살다가 죽었다. 그 사람이 죽은 후에 하느님이 있으면, 자기 멋대로 살아온 것 때문에 '큰일이다'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하느님이 없다면 멋대로 산 것에 대해 벌을 줄 분이 없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반대로 어떤 사람은 하느님을 굳게 믿었고 하느님 말씀대로 살다가 죽었다. 그 사람은 죽어서 하느님이 계시면 상을 받을 것이니 큰 '축복'이고, 하느님이 계시지 않으면 세상에서 남들에게 떳떳한 삶을 살았으니 이득도 손해도 보지 않는 본전이다 라고 생각을 할 것이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이 평가할 때는 하느님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기 멋대로 죄를 지으며 살다가 죽으면 별로 아쉬워하지 않고 잘죽었다고 생각하지만 하느님을 열심히 믿고, 하느님 말씀대로 살다가 죽은 사람의 경우엔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한다. 그러니 하느님을 믿어서 이득을 보면 봤지, 손해 볼 것은 없다는 요지의 말씀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하느님께 믿음을 두는 삶은 손익 계산으로 따진다는 것이 어리석은 일이다. "인간은 하느님의 은총과 믿음으로 구원된다."는 사도 바오로의 말씀과 "믿는 사람은 죄인으로 판결받지 않으나 믿지 않는 자는 죄인으로 판결받는다."는 예수님의 말씀에서 보듯, 믿음은 인간을 구원과 의인으로 이끄는 엄청난 가치가 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성탄을 통해서 죄 많은 인간 곁에 보내실 만큼 인간을 사랑하시기에 그 사랑을 깨닫고 하느님을 받아들이고 그분의 뜻대로 살려고 노력을 한다면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인간의 구원을 보장해 주실 것이다.
성탄절의 가장 큰 의미는 예수님의 탄생으로 인간에게 희망을 주고 용기를 주며 사랑을 주는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희망을 찾아야 한다. 연주를 듣다가 왕이 감동해서 벌떡 일어났다고 하는 그 유명한 '메시아'를 작곡한 헨델은, 건강이 매우 나빠 병을 고치기 위해 재산을 모두 탕진했고, 나중에는 남의 빚까지 썼지만, 건강도 찾지 못하고 비참한 상태로 감옥에 갔다. 그러나 그는 고통과 절망, 슬픔의 장소인 감옥 안에서 불후의 명작인 '메시아'를 작곡했다. 소설가 O. 헨리도 은행원으로 근무할 때 부정 대출에 관련되어 감옥에 갔으나 그곳에서 그의 유명한 '마지막 잎새'라는 소설을 썼고, 미국에서 네 번씩이나 대통령을 한 프랭클린 루즈벨트도 모두 어려울 때마다 예수님의 탄생을 기억했다고 한다. 오늘 성탄절을 기쁘게 준비하는 우리들도 예수님의 탄생을 통해서 우리의 믿음을 더욱 키웠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