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진정한 성탄이 있었나요?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4-12-19 21:02 조회수 : 78

진정한 성탄이 있었나요?


결혼에 대한 의미와 소중함의 가치가 무너진 현대에서는 가정생활을 유지해나간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말을 자주 언급하게된다. 내가 가정에 대해서 교회적인 가르침과 이성적인 말을 하면 “신부님은 결혼 생활을 하지 않아서 잘 몰라요.”라는 이야기로 말문을 막기도 한다. 난 결혼 생활을 한 적은 없지만 수 많은 신자들의 가정을 지켜보면서 살고 있다. 가정생활은 많은 어려움은 있지만 그래도 가장 큰 기쁨을 선택하라면 생명이 태어나고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빠른 속도로 자라기 때문에 ‘쑥쑥 자란다’고 표현하고 있지만 어제 오늘 사이의 변화를 통해서 알 수는 없다. 하지만 간만에 아이를 보는 사람들이라면 변화를 쉽게 알아낼 수 있다. 어느 날, 방 한 켠 침대에 눕혀 둔 아이가 뒤집기를 하거나 아등바등 일어서는 것을 보면 가족 모두는 박수를 치고 때로는 감격스러워 한다. 아마도 그런 순간을 목격할 때마다 생명의 신비와 축복을 느끼고 때로는 그 누군가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히 들기도 한다. 


그런데 그렇게 소중하고 귀하게 태어난 생명들이 조금씩 자라면서, 안타깝게도 어머니 품이 아닌 타인의 손에 맡겨져 자라는 시간이 점점 늘어난다는 점이다. 그 과정 안에서 아이는 표현을 제대로 하지는 못하지만 애정결핍을 강하게 느낀다. 생명은 태어나면서부터 자랄 때까지 모든 이의 사랑과 축복을 받을 권리가 있고, 어른들은 지극 정성으로 돌볼 의무가 있다. 축복을 통해 아기의 생명이 하느님의 사랑에 온 것임을 부여하고 사랑과 감사의 삶을 선포하는 유아세례는 그래서 중요하다. 


신앙인들에게 예수님의 성탄을 기념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전례 중에 하나이다. 하느님께서는 영광이 되고 모든 인류에게 평화의 축복이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태어나면서 목동과 동방박사, 시메온과 안나 등 비록 가난하지만 오직 야훼께만 희망을 두고 살아가던 이들의 축복을 받았다. 이는 그들에게 영광이면서 구원이었다고 복음서는 전하고 있다(루카 2,28-32). 

현대인들은 자아 상실과 삶에 대해서 늘 불안감을 느낀다. 우리가 성탄을 간절하게 기다리는 이유가 어쩌면 축복의 결핍에서 온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이 글을 읽고 있는 모든이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다. “그대는 무엇 때문에 성탄을 기다리고 있는가?” 


하느님께서 부족한 인간에게 주신 위대한 축복을 생각하면서 예수님의 탄생은 구원의 시작이면서 진리가 완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묵상을 하는 가운데 다음과 같은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마굿간 구유에 포대기 속에 눞혀 있는 아기를 보거든 하느님의 메시아인 줄로 알거라. 하느님의 사랑과 평화, 하느님의 자비와 순명과 배려의 마음이 내가 안은 포대기에 숨쉬고 있으니 성탄이 당신과 함께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