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동업자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4-12-03 00:12 조회수 : 54
예수님의 동업자
신앙생활의 본질은 공동생활인데 함께하는 일을 어려워하는 신자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그런 신자들은 나 홀로 아무런 간섭받지 않고 신앙생활을 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렇게 하는 신앙생활이 마음이 편할 수는 있다. 공동생활은 여러가지 면에서 일하는 방식을 놓고 갈등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공동생활에서 말이 많은 이들은 여러사람들을 피곤하게 만든다. 작은 갈등이 축척되다보면 피곤과 불신이 가중되고 서로 불목까지 생긴다. 그런 경험을 몇 번하게 되면 공동체를 떠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예수님이 원하는 방식은 아니다.
신앙이든 사회든 공동체 일에는 책임자가 있고 협력자가 있게 마련이다. 책임자는 함께하는 사람들이 불편하지 않게 미리 생각하고 최대한 효과적인 방법을 계획하고 준비를 해야 한다. 협력으로 참여하는 봉사자는 책임자의 계획에 따라서 충실한 손발이 되어 주어야 한다. 옳고 그름을 봉사하는 중에 따지면 곤란하고 피곤해진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실 때 둘씩 짝지어서 보내셨다. 그리고 돈도 지팡이도 여벌의 옷도 가지지 말고 맨몸으로 가라고 하셨다. 이것은 소명에 대한 능력을 당신께서 채워 주실 것이니 당신께 전적으로 의지하라는 뜻이기도 하다. 이는 자기 방식을 고집하지 말라는 뜻이다. 물질 뿐만 아니라 필요한 방식과 판단까지도 당신이 채워주신다는 뜻이다.
예수님의 파견은 성부께서 일하시는 방식을 따른 것이기도 하다.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을 마리아와 요셉을 협력자로 묶어 강생시키시고 성가정 안에서 성장케 하셨다. 세 분은 하느님께서 일하시도록 당신을 내어드렸다. 그럼으로써 예수님의 구원 사업은 하느님과 철저히 동업하는 방식이 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예수님의 파견을 받아들인 제자들도 예수님과 동업자들이다. 형제와 함께 빈손으로 떠났지만 부족한 것이 없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통하여 일하시며 항상 제자공동체 가운데 있게 된 것이다.
신앙생활은 협동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다. 내가 주례를 하는 미사도 혼자서 하는 것 같지만 봉사자의 손길이 있어야 원할하게 이루어진다. 전례나 그 밖의 여러 분야에서도 많은 봉사들의 땀과 수고로움이 스며들어 있다. 봉사자의 수고로움이 필수인 공동체 생활에는 갈등이나 두려움이 있기 마련이다. 함께 하기 때문에 생기는 불편함도 두려움의 일종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여럿이 할 때 생기는 두려움보다는 혼자 할 때 오는 어려움이 결코 적지 않다. 어쩌면 혼자있는 나에게 예수님께서 물어보시고 계신지도 모르겠다.
"파스칼 신부, 짝궁은 어디 있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