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사랑은 연락과 정비례한다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4-11-22 22:07 조회수 : 4

사랑은 연락과 정비례한다


카톡이나 메신저가 오면 쌓아두질 못하는 성격이다. 상대가 용건이 있어서 메시지를 보냈다고 생각하면 아무리 피곤해도 답장을 즉각하는 편이다. 그런데 나와 반대로 바로 답장을 안하는 사람들도 많다.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니 당연히 인정을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마음이 불편하다. 친구 중에도 카톡이나 문자를 보내도 며칠이 지나도 답장이 오질 않아서 내가 답답한 마음에 전화를 해서 따지면 친구의 답이 걸작이다. 정말 급하면 전화 하겠지 하고 태연하게 대답한다. 평생을 만난 친구지만 그럴 때는 정말이지 이해하기가 힘들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면 그 친구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정말로 급하면 내가 전화를 할거라고 생각하는 것이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기 때문이다. 내가 메시지를 보내고 내 방식으로 답변을 요구한다는 것은 사실 나의 이기적인 마음에서 나온 것이다. 친구의 말대로 평소 그와 연락할 때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답장이 조금 늦으면 바쁜가보다 하고 넘어갔다. 연락의 속도나 방식은 다르더라도 우리는 분명 친구이고, 여전히 서로에게 유대감을 느끼고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와 같지는 않았다. 간혹 나 혼자만 친하다고 착각하는 게 아닐까 고민하게 만드는 사람들도 있었다. 요즘은 며칠이 지나도 메시지를 확인하지 않는 사람들, 그리고 마음에 안드는 사람으로부터 연락이 오면 미리보기로 메시지 내용을 확인하고 자신이 내키는 화제가 아니면 채팅을 누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주변에 보면 이와 비슷한 사람들이 주변에 있기 마련이다. 

서운한 마음에 왜 이렇게 연락이 안 되냐고 물으면 이들은 하나같이 너무 바빠서 답장할 시간이 없었다고 대답한다. 사실 답장할 시간이 없었다는 말은 핑계다. 우리는 하루 동안 수 많은 시간을 손에 핸드폰을 쥔 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연락할 시간이 없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연락할 마음이 없었다고 생각을 해야한다. 그래서 ‘혹시 집에 무슨 일이 생겼나?’ ‘어디 안픈 건 아닐까?’ 오지 않는 답장을 기다리면서 별의별 걱정을 한 내 자신이 자칫 우스워질 수도 있다.  


아무리 마음을 주어도 돌아오는 게 없는 관계에 너무 매달리면 자신의 처지가 서럽게 느껴지거나 외로움을 낳을 수 있다. 상대방에게 너무 기대지말고 허무한 관계 속에서 상처받지 않으려면 인연을 정리하거나, 그들이 당신을 대하는 마음 만큼만 당신도 마음을 주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지만.... 세상을 살면서 정말이지 서글프다고 느껴질 때가 나는 성심껏 했는데 상대가 나의 마음을 몰라주고 계산적으로 나를 대한다고 느껴질 때다. 그럴 때마다 나의 부족함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그러고보면 세상살이가 참으로 어렵다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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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 서품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