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반달의 성모님
개인적으로 이번 성지순례에서 가장 궁금하고 가보고 싶었던 장소가 가리반달 성모 발현지였다. 가리반달은 스페인 북쪽의 조그마한 마을로서, 가는 길에서 바라보는 산은 험준하지만, 아름다운 배경을 지니고 있었다. 산탄데르주에 속한 그 마을의 본래 이름은 산세바스찬 데 가리반달이다. 그 마을은 해발 600m 높이에 있으며, 그 주의 수도로부터 약 90km가량 떨어져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그곳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간선도로에서 벗어나서 산길을 차로 달리다보면 꼬시오라는 마을에 도착한다. 가라반달은 이곳에서도 가파른 비탈길을 10분 이상을 차로 더 올라가야 한다. 차에서 내려서는 약 1Km를 걸어가야 성모님이 발현하셨다고 하는 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가라반달은 지금도 주민들이 200여 명의 밖에 살지 않을 정도로 조용하고 한적한 마을이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자그마한 성당에서 미사가 진행 중이었는데, 상주하는 사제가 없어서 이웃마을인 꼬시오 본당신부가 가끔씩 와서 미사를 집전한다고 한다.
1961년 6월 18일 저녁에 11살과 12살의 꼰치따 곤잘레스, 마리롤리 마손, 히야친따 곤잘레스 그리고 마리아 크루스 곤잘레스라는 4명의 소녀들이 마을 주변에서 놀고 있었는데 갑자기 천둥 같은 굉음을 들렸다. 그리고 그들 앞에는 빛나는 모습의 미카엘 대천사가 나타났다. 다음 날에도 그 대천사는 같은 장소에 나타나서는 7월 2일에 성모님을 뵙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것이 가리반달 성모 발현의 시작으로 이후로도 1962년까지 여러 차례 발현은 계속되었다. 성모님의 발현 중에서 특이한 점은 오른손에 회개와 보속을 상징하는 자색 영대가 걸쳐져 있다는 것이다. 이는 교회의 회개를 의미가 있다고 한다. 성모님은 한밤중이나 아침 시간을 가리지 않고 발현하셨는데 인간들의 죄로 인해서 많은 상처를 받으시는 시간에는 희생과 보속을 더욱더 강조하셨다. 소녀들은 발현을 경험한 다음 날에도 마치도 특별한 일이 없었던 것처럼 아침 일찍 일어나서 들로 일하러 나갔다고 한다. 그들은 나뭇가지를 묶어서 나르거나, 소나 양들을 돌보는 일을 했다고 한다.
마을 위에 아홉 그루의 소나무가 있는 작은 동산이 있는데, 어느 날은 소녀들에게 금으로 된 성합을 든 미카엘 천사가 나타나서, 고백의 기도를 할 것을 요구하고는 암송이 끝나자, 성체를 영해주었다고 한다. 특히 꼬시오본당 신부가 가리반달로 오지 못하는 날에 일어났다. 이 말을 들은 어른들이 믿지를 못하자 1962년 5월 2일에, 천사는 꼰치따에게 하느님께서 모든 사람들이 다 믿을 수 있도록 기적을 행하실 것이라고 예고하였다. 1962년 7월 18일에 많은 군중들 앞에서 꼰치따는 한밤 중에 탈혼상태에서 무릎을 꿇었다. 많은 손전등이 그녀를 비추었고, 그녀가 혀를 내밀자 잠시 후에 혓바닥 위에 하얀 성체가 나타났다. 이 순간을 많은 사람들이 목격했고 특히 바로 옆에 있던 돈 알레한스로 다미안스라는 사람이 촬영해서 이 기적의 장면이 남아 있다. 가리반달의 성모님의 메시지 핵심은 인간들의 회개와 보속이고 영성체의 중요성과 특히 교회가 그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