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보다 우선적인 것은 없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혼자 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유명 방송 중에 혼자서 살아가는 프로그램이 있지만 그 내용이 무인도에서 혼자 사는 것도 아니고 결혼하지 않고 솔로로 자기 하고 싶은 것을 맘껏 하면서 산다는 구성으로 되어 있어서 한때는 사회적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다. 인간은 삶의 구조상 어쩔 수 없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하므로 타인과 관계를 올바로 맺고 유지하는 데에 상당히 신경을 써야 하고 노력도 필요하다. 만약 내 주변이 온통 나와 잘 맞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어서 특별히 애쓰지 않아도 관계가 원만하게 이어진다면 참 좋겠지만, 인간관계는 대체로 나와는 다른 성격을 가진 사람들과 합의점을 찾으며 서로에게 맞춰가는 과정이라고 말해도 과함이 없다.
사람들 중에는 인간관계에 온 힘을 쏟아붓는 사람이 성공하는 삶이라고 여기는 이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든 내가 노력하면 더 깊은 사이로 발전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내 기분보다 상대의 기분을 우선하고, 그 사람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들려주려고 노력도 한다.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그 사람의 입맛에 맞는 사람이 되고자 최선을 다한다. 갈등이 생기면 불편해질 뿐이기에 있어도 입을 다무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노력의 결과 일정한 성공을 거두기도 한다.
그렇게까지 노력한 것은 단 하나의 이유, 즉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이 되고 싶고 그것을 바탕으로 세상의 삶을 편하게 그리고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다. 그런데 그런 삶이 모두 성공을 거두는 것은 아니다. 이유를 생각해 보면 세상 사람들이 모두가 나와 같지 않다는 평범한 진리에서 출발한다. 실패를 한 후에 돌아보면 그렇게까지 일방적으로 노력을 했는데도 결과적으로는 아무것도 돌려받지 못했을 때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 아마도 내가 쏟아부은 시간과 정성이 무색하게도, 비참함만 남기고 떠나간 인연이 너무나 많았다는 것을 느끼고 허무한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그런 사실을 확인한 순간 내가 그간 했던 행동은 나를 초라하게 만든다.
나를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에게까지 잘 보이려 애쓰는 일만큼 허무한 것도 없을 것이다. 모든 노력은 소중하고 의미가 있지만, 노력의 방향을 잘못 설정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는 일도 중요하다. 보답받지 못할 관계에 전력을 다하는 것은 나의 기운을 소진하게 할 뿐이다.
오히려 아무런 이해관계도 없고 그런게 있어도 아주 미미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행복한 삶이 될 수 있다. 나를 존중해 주는 사람, 나를 잃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 다시 말해 나를 무엇보다도 소중하게 여겨주는 사람들과 함께 보낸다는 것은 나의 삶을 가치 있게 만들고, 작지만 행복한 성공으로 이끈다. 생각해 보면 그런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인생은 너무 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