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사랑과 존중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4-10-03 22:13 조회수 : 94

사랑과 존중


어제는 국경일이기도 하고, 보고 싶은 책을 사고 싶어서 일부러 젊은이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을 가보았다. 젊은 사람들이 카페에서 서로 짝을 이루어서 사이 좋게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흐뭇한 마음으로 바라보았다. 많은 연인들 중에는 오랜 연애 끝에 결혼까지 이어지는 커플이 있는 반면 가치관의 차이로 헤어지는 커플도 있다. 인간사가 만남과 헤어짐의 연속이지만 연인 사이의 헤어짐은 고통을 동반한다. 잘못된 이유가 뭘까, 최선을 다했던 그 시간은 아무것도 아니었을까? 그리고 누군가를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연애라는 것이 행복한 날도 있지만 싸우고 속상한 날도 있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해하는 날보다 속상한 날이 더 많아지면 한 번쯤 멈춰 서서 그 관계를 되돌아봐야 한다. 아무리 사랑해도 나 자신을 잃어가면서 연애하는 것이 합리적일까? 가치관이나 성격의 차이가 크면 아름다운 사랑을 하기가 힘들다. 그것을 알면서도 그 동안의 사귀었던 정이나 아직도 미련이 너무 큰 나머지 바꾸려하지 않으면, 자신의 행동을 이해해주는 것을 고맙게 생각하기보다는 당연시 여긴다면 상대는 점점 더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한다.


사랑하면 상대방을 믿기에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관계를 잘 끊지 못하는 게 사람의 본성이다. 정 때문에, 앞으로 잘하겠다는 상대의 약속 때문에 몇 번이고 이별과 재회를 반복한다. 앞으로도 비슷한 문제로 싸울 것임을 잘 알면서도 상대방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 사랑을 지속한다. 그런 힘든 연애를 하는 이들에게 말해주고 싶은게 있다. 사람은 그렇게 쉽게 안 바뀐다. 한번 상처를 준 사람은 또다시 반복해서 같은 상처를 준다. 당장은 헤어짐이 두렵지만, 나를 더 사랑한다면 나를 병들게 하는 관계는 반드시 정리해야 한다.


헤어지기 싫으면 다툼의 초기에 잘 대처를 해야한다. 따뜻한 기운을 주고받으며 함께 행복해지는 것이 서로에 대한 존중이다. 당신과의 관계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은 당신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다. 진정한 사랑이 담겨있지 않은 연애는 안 하느것만 못하다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 당신에게 상처를 자격은 없다. 당신은 상처받기엔 너무나도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기억했으면 한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사랑을 잘받기 위해서는 나를 사랑하는 일부터 챙겨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