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삶이 동굴 안에 있다면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4-09-05 01:34 조회수 : 63

삶이 동굴 안에 있다면


“조금 늦어도 괜찮다. 나는 나의 속도로 가고 있을 뿐이다.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는 작은 승리자들이다.” 

신학생 때부터 삶이 힘들고 외로울 때 속으로 곱씹어 보는 글귀이다. 우리의 삶이 항상 평탄한 길이었으면 좋으련만 우리의 바램과는 상관없이 흐르거나 때로는 전혀 다른 방향과 형식으로 다가오곤 한다. 


우리의 인생은 일종의 마라톤이다. 숨 한 번 고르지 않으면서, 땀 한 방울 흘리지 않으면서 뛰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인생이라는 길을 달리다 보면 성공도 실패도 있기 마련이다. 그러기에 삶을 살면서 타인의 시선에서 보는 성공이나 실패라는 기준을 너무 의식하지 않았으면 한다. 지나치게 남을 무시하는 것도 문제지만,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남의 기준에 맞춰 삶을 살아가면 나의 삶은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 진정으로 멋있는 사람은 마라톤에서 자기의 페이스대로 달리는 것처럼 자신이 만든 기준을 지키면서 목적지를 향해 집중하면서 사는 사람이다. 


타인의 평가를 너무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한다. 남들이 나를 두고 던지는 부정적인 말에 위축될 필요도, 자신을 비하할 필요도 없다. 그들이 내뱉는 말의 대부분은 나에게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일회적으로 생각없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나를 시기하고 질투하는 시선이 느껴진다면 더 열심히 살아서 정상으로 도약하면 그만이다. 만약 남들의 언행이 두려워 내가 걸음을 멈춘다면 그들의 바람대로 나 또한 패배자가 될 뿐이다. 그런 삶을 산다면 당신은 그들과 다르지 않다.


기나긴 터널 속에서 빛을 보기 위해 달려나가는 시간은 춥고 어두울 수 있지만 그 순간이 지나고 나면 반드시 찬란한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동굴을 지나는 동안 손가락질했던 사람들은 입을 다물게 될 것이다. 만약 당신이 성공을 한다면 그들은 당신을 재평가할 것이다. 그러니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끝까지 묵묵히 걸어가는 작은 승리자가 되길 진정으로 바란다. 

지금 당신이 동굴 안에 있다면, 그것은 당신의 삶의 결과가 아니라 과정일 뿐이다. 그리고 시간의 의미를 남들이 결정하게 절대로 내버려 두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