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실수해도 괜찮아요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4-08-10 05:24 조회수 : 88

실수해도 괜찮아요


살다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은 완전하지도 못하면서 남 앞에서 실수하는 것을 매우 조심스러워 한다. 하지만 실수투성이인 하루를 보냈다고 해서 인생이 끝난 건 절대로 아니다. 누구나 처음 살아가는 인생이기에 사람은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아니 열 번을 산다고 해도 사람은 실수를 하게끔 되어 있다. 실수를 한다는 것은 우리가 완벽하지도 않고 나약한 존재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그게 하느님께서 완전하게 창조를 해주셨지만 뱀의 유혹에 넘어가서 '원죄'에 물들은 인간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스스로에게 작은 위로를 준다면 실수를 통해서 인간은 성장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기회를 부여받은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가 존경하는 성인들 중에서도 실수 한 번 안 해본 분은 없다. 그러기에 내가 실수를 한 것은 내가 특별히 못나서가 아니라는 말이다.


넘어지는 순간이 있으면

다시 일어서는 순간도 있기 마련이고

좋지 못한 일들로 온종일 힘든 날이 지나가면

좋은 일들로 온종일 행복한 날도 찾아온다


글쓴이가 누군지도 모르고, 글의 내용도 너무나도 담백해서 더운 한여름 날의 물냉면 한 그릇과도 같다. 너무나도 뻔하고 누구라도 할 수 있는 말이지만 하루종일 나의 머릿속에 은은하게 남아있을 것 같다. 그러니 작은 실수를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그때그때 흘려보냈으면 한다. 간혹 실수를 너무 확대 해석해서 인생의 실패라고 여길수도 있다. 하지만 실수는 그저 오늘 하루를 형성한 무수한 순간 중 하나일 뿐이다. 우리는 실수를 통해서 교훈을 얻고 좀더 나은 새로운 방향으로 간다면 그 실수는 흠이 아니라 냉면의 맛을 더해주는 겨자 한 스푼이나 식초처럼 나의 삶을 맛갈나게 하는 존재가 될 것이다.


돌아보면 나의 실수를 손가락질하는 이는 남들보다 내 자신일 때가 훨씬 더 많다. 성찰은 좋은 시간이지만 나의 실수를 확대하고 자학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위로가 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누군가 나의 실수를 몰아붙인다고 해도 그 말에 움츠러들 필요는 없다. 당신이 타인의 손가락질을 거둘 수는 없지만 자신의 손가락은 스스로가 거둘 수 있다. 자신의 실수를 탓하느라 밤새 뒤척거리거나 삶이 흐트러진 당신에게 위로의 말 한마디를 전해주고 싶다.

실수해도 괜찮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