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받은 아베베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4-08-01 04:23 조회수 : 73
존경받은 아베베
지금 파리에서는 올림픽이 열리고 있다. 과거에 정치적인 어려움을 올림픽을 유치하면서 돌팔구를 찾으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올림픽의 유치는 대한민국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첫걸음이었다. 이제는 월드컵 축구의 영향과 사회 전반적으로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식으면서 예전만큼 올림픽에 대한 관심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수년 동안 피와 땀을 흘리면서 준비를 한 참가자들에게는 일생일대에 있어서 가장 큰 의미가 있는 행사다. 모든 참가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었으면 좋겠다. 나에게 올림픽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황영조 선수가 '몬주익 언덕'에서 힘차게 뛰어 오르면서 올림픽 스타디움에 일등으로 들어오던 모습이다.
여전히 올림픽 종목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있으면서도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종목은 마라톤이다. 그래서 우리는 마라톤을 올림픽의 꽃이라고 말한다.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대부분은 폐회식에 맞춰서 마라톤이 피날레를 장식한다. 그래서 마라톤경기에서 우승은 금메달 하나의 가치로만 끝나지 않는다. 개막식도 관심이 많지만 폐막식도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폐막식 직전에 마라톤이 열리는 것은 그런 것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다. 아마도 내 머릿속에 황영조 선수의 우승은 그런 이유와 무관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올림픽에서 한번도 아니고 연이어 두 번 씩이나 우승했던 유일한 선수가 있는데 이디오피아의 아베베이다. 그래서 아베베의 이름은 올림픽의 신화처럼 널리 알려졌을 뿐만 아니라 그의 끈기있는 노력은 인간의지의 강인함의 표본이 되었다. 맨발로 뛰면서도 남보다 월등한 기록으로 우승을 했다는 것으로 더 유명한 아베베는 두 번째 우승 뒤에 고향으로 돌아가 살다가 불행하게도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 교통사고로 아베베는 다리를 잘라야 하는 비운을 겪었다. 아베베를 아끼고 사랑했던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아베베의 불행한 사고에 대해 안타까와했지만 이내 모두의 기억 속에서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어느해 가을, 노르웨이 수도인 오슬로에서 열린 장애인 스포츠단체에서 주관하는 썰매 레이스에서 한 남자가 금메달을 따냈다. 깡마른 중년의 그 남자는 바로 사고로 두 다리가 잘린 아베베였다. 그 자리를 지켜보던 수 많은 사람들은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아베베는 1970년 여름 런던에서 열린 장애인 올림픽에서도 이디오피아 감독으로 참가하는등 사람들로부터 존경의 박수를 받았다. 아베베는 두 다리를 잃기 전에는 최선의 노력으로 마라톤으로 정상에 섰고, 또 다리를 잃은 뒤에는 좌절하지 않고 자신이 할수 있는 범주 안에서 최선의 삶을 살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그는 연속 금메달을 수상해서 위대한 인물이 아니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서 살았기에 위대한 사람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