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12. 좋은 부모는 책과 세상을 연결시켜 준다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4-07-13 08:16 조회수 : 48

12. 좋은 부모는 책과 세상을 연결시켜 준다


한국의 남편은 아내가 임신을 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무엇을 제일 먼저할까?를 생각해보았다. 언젠가 젊은 남편들에게 물어보았는데, 그들의 대답은 다양했다. 너무 좋아서 친구들과 한잔을 했다는 아빠도 있었고, 꽃집에 가서 부인이 좋아하는 꽃을 잔뜩 사가지고 갔다는 아빠도 있었다. 사람은 생각과 가치관이 다르니 뭐가 옳고 그른지를 가릴 수는 없다.

하지만 유대인 남편은 아내의 임신을 확인하면 서점에 가서 성서책을 구입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 성서의 첫 장에 구입한 날짜를 쓴다. 그 순간 뱃속의 아이는 자신만의 성서책을 갖게 되는 것이며 엄마는 그날부터 태아에게 성서를 읽어주기 시작한다. 이것이 유대인의 태교의 시작이다.


유대인 부모는 아이가 태어나 세 살이 되면 히브리어와 토라를 가르친다. 글자를 가르친다고 강제로 외우게 하는 식이 아니라 글자에 꿀을 발라서 아이가 글자의 꿀을 핧아먹음으로써 배움은 달콤하다는 인식을 갖게해서 스스로 익히게 만든다. 

아침에 성서를 읽어주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밤에 잘들 때도 성서를 읽어주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식사 시간에도 부모는 성서책을 읽어준다. 어느 정도 자라면 식탁에서 아이가 그날 보고 듣고 경험한 것과 성서의 내용을 연결해서 부모는 아이와 대화를 나눈다. 이 대화를 통해서 부모는 아이들의 현실과 읽은 책의 내용을 입체적으로 연결시켜주려고 노력한다. 


가령 아이가 그날 친구와 싸운 이야기를 하면 부모는 폭력과 복수에 대한 성서 내용을 찾아 읽어주고 아이와 대화를 한다. 그러면 아이는 자기 행동을 성서 이야기에 대입하여 객관적으로 생각을 해보고 그날 행동했던 것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고 앞으로 비슷한 일이 일어나면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스스로 결정하게 된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과 성서 내용을 연결하는 실용적인 독서 체험을 통해 아이들은 지식의 유용성을 피부로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성서에만 국한 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책들이 그런 대화의 소재가 될 수 있음은 당연하다.


아이에게 단지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책을 사주는 일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속에만 갇힐 있는 지식을 세상과 연결시켜주기란 쉽지않다. 그것은 자녀에 대해서 끝없는 애정과 인내를 필요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어렵다. 부모의 역할은세상과 책을 연결시켜 줌으로써 자연적인 지식과 지혜 쌓기 습관화 시켜주는 있다. 출발점은 진심에서 우러나는 대화인데, 아이에게 소리를 질러 강제적으로 공부를 시키면 즉각적인 결과를 얻을 수는 있겠지만, 그것은죽은 공부 가능성이 크다. 아이가 스스로 세상을 알아가고 자기 지식을 통해 사고를 확장해 가는 진짜 공부는 정말이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