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봉사는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4-06-24 04:21 조회수 : 75

봉사는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성당에는 봉사를 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다. 봉사를 하면서 누군가를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것이 얼마나 가치가 있고 기분이 좋아지는 일인지는 경험한 사람들이라면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그러나 인간의 본성은 타인에게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서 정당한 대가를 바라는 경향이 있다. 특히 남을 위해 자신이 가진 시간과 능력을 통해서 편리를 제공했다고 생각할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이러한 경향은 심지어는 운영의 대부분을 봉사를 통해서 운영되고 있는 성당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예전에는 봉사를 했던 것들도 봉사의 개념이 쇠퇴해지고 약간의 수고비가 오고가는 경우도 있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내가 이것을 했으니 너는 저것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자리잡기 시작한다면 자신이 봉사한 일에 대해 성적을 매기는 것과 다름이 없다. 그러나 그러한 유혹을 이겨내고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그저 그 자체가 좋아서 누군가를 위해 봉사하는 사람은, 편안함과 평화라는 멋진 느낌을 그 보상으로 얻게 된다. 그뿐만이 아니라 신체적으로도 봉사의 기쁨이 뇌 속의 엔도르핀을 증가시켜 육체적인 피곤함을 상쇄시키고 정신 건강을 활성화시켜서 자부심을 극대화 시킨다. 이렇듯,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봉사를 했을 때 우리에게 주어지는 보상은, 자신이 남을 위해서 노력한 이상의 희열하는 감정을 느낀다. 


나눔을 통한 평화로운 감정을 해치는 것은, 가는 정이 있으면 오는 정이 있어야 한다는 식의 사고 방식으로 서로 주고받는 이익에 대한 기대를 가졌을 때이다. 우리가 자신이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서 집착할 경우, 이러한 생각은 마음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때로는 자신이 행한 선 일에 대한 뿌듯함마저 빼앗아 버린다

이럴 때는 봉사를 통해서 무엇인가를 바라는 잘못된 생각을 알아차리고, 그것을 과감하게 떨쳐버리는 것이다. 그러한 생각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긍정적인 감정이 마음 가득히 자리 잡을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면서 누군가를 위해 사려 깊은 행동들, 이를테면 성당 청소, 미사 후에 자리 정리, 미사 시간에 남을 배려하기 위해서 자리를 안쪽에 앉는 행동 등을 떠올리면 된다. 그런 것은 자그마한 배려의 마음이 있으면 언제든지 있는 일이며, 혹시 내가 그런 도움을  사람에게 주었을 아무 대가도 기대하지 않으면 오히려 마음이 뿌듯한 기분이 두 배로 들었을 것이다. 기대를 바라지 않고 이것을 지속하다 보면, 따뜻한 감정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보상을 받았다는 것을 깨닫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