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무기력증과 극복법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4-06-12 22:18 조회수 : 79

무기력증과 극복법


오늘은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사제 학자 기념일이다. 포르투갈 태생으로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에 수도생활을 시작했지만 모로코에서 순교한 '작은형제회'의 회원들의 유해를 지켜본 후에는 작은형제회로 소속을 옮기면서 자신도 모로코에서 선교를 했고 이탈리아로 돌아온 후에는 뛰어난 설교로 많은 이들을 주님께 이끌었다. 그분이 하셨던 말씀 "행동이 말보다 큰 소리로 말한다. 그대의 말은 가르치게 하고 행동으로 하여금 말하게 하라."가 유명하다. 성인은 열병으로 선종한 이듬해에 이례적으로 성인으로 시성되었다.


살면서 시련과 마주치면 신자들은 두 가지 형태의 모습을 보인다. 한 형태는 하느님께 극복할 수 있는 힘을 달라고 기도하거나 미사에 열심히 참례한다. 다른 형태의 모습은 자신이 처해 있는 환경에 대한 원망, 세상 원망을 하면서 만사를 귀찮아하고 심해지면 신앙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서 손을 놓아버린다. 무기력증에 빠진 것이다. 

무기력증은 자기연민의 일종으로 자기가 책임을 져야 할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가하거나 타인이 해결해주길 바란다. 자신은 피해자라고 생각하고, 이런 피해 의식이 오래되면 마치 진짜인 것처럼 벗어나려고 하지 않게 된다. 그런 잘못된 의식이 지속되면 우울증이 오게 되고, 결국 삶 그 자체가 고달파진다.


무기력증은 냉소적인 태도를 보인다. 입만 벌리면 믿을 사람 하나 없고 되는 일 하나 없다는 푸념을 늘어놓으면서 원망을 하게 되는데, 이런 태도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싶다는 의욕을 꺾어버리고, 그렇게 꺾인 의욕을 다시 세우려는 시도조차 안한다. 그리고 습관성 불평과 무의식적 복수를 일으키는데 이는 강박적 분노를 유발한다. 이처럼 무기력증은 시련을 겪기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현재 삶에서 지속적인 만족감도 얻지 못할뿐만 아니라 긍정적 에너지도 차단할 뿐이다. 


무기력증에 걸린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서 자신이 처해있는 어려움으로부터 단계적으로 빠져나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우선 자신이 놓여있는 처지를 인식해야 한다. 상담을 통해서 자신이 피해자가 아니라 오히려 가해자일 수 있으며 자신의 잘못된 판단이 많은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면서 살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그래서 피해자 의식으로 사로잡힌 패턴을 과감하게 깰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의식적으로 옷도 깔끔하게 입고, 상대방에 대하는 자세도 바르게, 특히 말과 행동을 긍정적이고 예의 바르게 교정해 주어야 한다.


그다음에는 자신이 해야 일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깨닫게 해야 한다.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과 일이 아직도 많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강한 목적의식이 생기고, 그로 인해서 자신이 현재 겪고 있는 고통을 이겨낼 있게 된다. 영성적으로는 자기중심적으로 살던 생활 방식을 남들과 함께 하는 삶과 하느님을 중심으로 하는 삶으로 바꾸어주고, 그동안의 불평하던 삶에 대해 진정한 반성을 하게 함으로써 더욱 성숙한 자아로 나가야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