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조금만 더 버티자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4-05-20 05:07 조회수 : 80

조금만 더 버티자


신학생 시절에 학교에서 전문 산악인으로부터 강의를 들은적이 있었다. 그때 기억이 나는 말이 있었는데, 산에서 조난당한 사람이 조난당한 현장에서 죽는 경우보다는 대부분은 하산을 하다가 마을 가까이 내려와서 죽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런데 왜 조난당한 사람은 마을 근처까지 내려와서는 죽을까? 아마도 지쳐서 이제는 도저히 안 되겠다,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포기하기 때문에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는 설명이었다. 그래서 전문 산악인들은 ‘조난을 당해서 버티다가 마지막이라고 느꼈을 때는 30분만 더 버텨라’고 가르친다고 한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꼭 산에서 조난당한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살다보면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싶은 한계에 부딪칠 때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너무 힘이 들어서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유혹을 느꼈던 순간을 한 번쯤은 경험하면서 살았을 것이다. 그러나 한계라고 생각했던 순간을 잘 극복하면서 여기까지 지내온 것이다.


한계라는 것을 알기 어려운 것은 마라톤 골인 지점처럼 미리 정확하게 규정돼 있는 것이 아니기에 더 힘들게 느껴진다. 그래서 추진해 나가던 어떤 일에서 사람들과의 인간관계에서 갈등이 발생되거나 극복하기 힘든 물질적 한계를 느끼면 포기하고 싶어하는게 바로 이런 이유에서이다. 그러면서 자신이 포기할 때는 한계에 도달했다고 합리화 한다.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그것이 한계가 아닐 수도 있고, 조금만 더 참고 견디면 또 다른 길이 열릴 수 있는데도 말이다.  


어떤 일을 하다가 도저히 힘들어서 할 수 없다고 중도에서 포기하고 싶은 경우, 실은 바로 그때가 어려움의 정점 일 수도 있다. 어쩌면 그 때가 지나면 그 일이 쉬워질 수 있는데도 우리는 그 사실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하는 일이 힘들다고 느껴질 때,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느껴질 때 숨을 한번 더 쉬고 한번만 더 참고 견뎌보자라고 말하고 싶다. 분명히 참고 기다린다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니 인내심을 갖고 더욱더 노력해 보자는 뜻이다.


인내는 성공의 또 다른 이름이다. 성공하는 사람의 특징은 참고 기다릴 줄 안다는 것이다. 천재라도 인내심 없이는 좋은 결과를 얻기는 쉽지 않다. 인내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이 재능일 것 같지만 그것은 절대로 그렇지가 않다. 재능이 있어도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우리 주변에 널려있다.  

그럼 그 이유가 무엇일까? 물론 원인은 많이 있겠지만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중에 하나가 인내의 결핍이다.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포기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는 없다. 마지막이라고 생각될 때 한 번쯤 더 참고 견디기는 그래서 더욱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