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행복의 조건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4-05-16 05:29 조회수 : 89

행복의 조건


어제 '부처님 오신 날'을 이야기 하다가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남들을 미워하지 말고 '사랑과 용서'의 맘을 갖고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기 마련이지만 결코 쉽지는 않아서 한번쯤 들어봤을 만한 이야기를 언급해 보려 한다.


깊은 산속에 한 노인이 살고 있었는데 그는 세상의 온갖 이치와 지혜를 꿰고 있었다. 어느날 노인은 마을 사람들에게 행복의 비밀을 가르쳐 주겠다고 약속을 하면서 한 가지의 조건을 걸었다. 비밀을 들을 만한 자격이 있는 한 사람에게만 말해주겠다고 했다. 마을 사람들은 오랫동안 의논한 끝에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보냈다. 마을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가장 값진 것은 젊음과 미모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노인은 그 젊은 소녀를 마을로 돌려보냈다. 

당황한 마을 사람들은 이번에는 풍부한 재산이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제일 부자를 보냈다. 결과는 이번에도 아무런 이야기를 듣지 못하고 돌아왔다. 노인은 고작 그런 것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마을 사람들에게 실망이 컸다.


노인이 답답한 마음을 품고 산책을 하고 있는데, 새를 가슴에 안은 채 울고 있는 소년을 만나게 되었다. 노인이 그 사연을 묻자 그 소년은 다친 새가 불쌍해서 울고 있다고 대답했다. 소년의 말을 들은 노인은 얼굴에 가득했던 슬픔이 사라지고, 기쁨의 빛이 얼굴 가득 차 올랐다. 비로소 행복의 비밀을 말해줄 사람을 찾은 것이었다.  

“얘야, 지금 네가 흘리고 있는 눈물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란다. 남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없이는 결코 행복한 세상을 이룰 수 없기 때문이란다.” 노인은 소년에게 행복의 비밀을 전해주었다.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행복의 조건은 무엇일까? 세상에는 행복의 조건이 참으로 많아서 사람마다 생각하는 행복의 조건이 다양하다. 그런데 하나 경계해야 할 것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을 행복으로 포장하지 않았으면 한다. 자신의 내면에서 행복을 찾지 못하고 남에게 보여주는 데서 행복을 찾는 사람은 평생 만족을 모른 채 살 수밖에 없다. 그런 부류의 사람들은 모든 것이 남보다 우월해야 하기 때문이다. 남에게 보여주는데서 행복을 찾는 사람은, 반대로 남에게 보여줄 것이 없을 땐 불행한 삶을 살아야 한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살다 보면 정작 자신을 위해서 사는 시간은 갖을 수가 없다. 남보다 우월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보람을 느끼기 위해 살 때, 아주 사소한 것에서도 큰 행복을 얻을 수 있다. 


다친 새를 안고 있는 소년처럼 우리도 다른 사람을 위해 눈물을 흘릴  있는 따뜻한 가슴 갖고 있으면 좋겠다사랑하는 사람의 슬픔 때문에 눈물을 흘려본 사람은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이다그리고 직접 사랑하지 않더라도 인간적인 사랑 때문에 눈물을 흘릴  있다면  사람은 행복의 비밀을 자신도 모르게 이미 깨닫고 있는 사람이다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가치있는  눈물을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