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TV를 보고 있는데 낯이 익은 장소인 연천승마장이 나왔다. 떠난지 몇 달이 되어서 그런지 무척이나 반가웠다. 그리고는 그곳에서 지냈던 추억과 더불어서 연천에서 만났던 여러 인연들이 생각이 났다. 그 승마장은 내가 몇 개월 동안 승마를 배우던 장소였다. 친구가 승마를 배우고 싶다고 하면서 나와 학교에 머물면서 몇 개월 동안 함께 배웠다. 말에 대한 호기심은 있었지만 왠지 말을 탄다는게 미안하기도 하고 비용도 만만치 않았기에 망설였지만 한 번쯤 경험해보라고 하면서 친구가 장비와 모든 비용을 지불해주어서 배웠다.
말이라는 동물은 참으로 순해보이면서도 나름 영악하다. 일단 말은 승마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서 좋은 말도 나쁜 말도 될 수 있다. 자신이 태우고 있는 사람이 초보자이거나 겁을 먹고 있다고 느끼면 아주 대놓고 무시한다. 그러나 오랜 경험이 있거나 나름 기가 쎈 사람에게는 아주 고분하다. 말도 나름 오랫동안 경험을 통해서 행동하는 것이다.
서부영화를 보면 카우보이가 어떻게 그의 말을 붙잡아 내는지 한 번 유의해서 보면 재미있다. 카우보이는 튼튼한 말을 타고서 길을 달리다가 어둡고 침침한 곳에 자리한 술집에 이르면 말을 세운다. 카우보이는 술집에 들어가기 전에 말 등에서 뛰어내리고 고삐를 난간에 맨 후, 안으로 들어간다.
용맹하고 힘이 넘쳐 보이는 말은 가늘고 가는 한 줄 고삐에 의해 난간에 묶여 있다. 말의 힘에 비하면 터무니없는 줄이다. 그런데 말은 필사적으로 도망가지 않고 순순히 그 자리에 꼼짝도 안 하고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답은 정말로 간단하다. 이 말은 어려서부터 기둥 옆에 단단히 묶여 있도록 훈련을 받았기 때문이다. 말은 자신이 자유를 얻을 수도, 마음이 내키는 대로 할 수도 없으며, 단지 붙잡아 매어진 곳에 서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때문에 말은 도망칠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이 말처럼, 우리도 어떤 교육과 환경에 살았느냐에 따라서 운명이 달라질 수도 있다. 내가 긍정적인 환경 속에서 살았다면 나의 말과 행동은 밝을 것이고, 부정적인 암시의 영향을 받았다면 고스란히 말과 행동에서 부정적으로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남이 우리에게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면 우리는 그 말을 믿고 그때부터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일을 그만 둘지도 모른다. 예전에 경험한 한두 차례 실패 때문에 우리는 늘 자신에게 부정적인 암시를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살면서 자신에게 긍정적인 암시를 하는 게 중요하다. 외부적인 요인보다 더 중요한 영향을 주는 것이 자기 암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스스로에게 말해야 한다.
“넌 할 수 있어. 넌 아주 잘 할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