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간 전례
교회는 오늘 해가 떨어지는 저녁부터 예수부활대축일 전 한 주간을 성주간이라고 하여 특별히 거룩하게 보낼 것을 권장하고 있다. 회개와 보속의 사순시기를 지낸 신자들은 이제 장엄한 ‘성주간’을 맞이하여 전례 안에서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의미를 깊이 새기면서 전례를 체험한다. 성주간은 모든 전례의 최고 절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성주간의 전례를 살펴보자.
주님 수난 성지 주일: 성주간이 시작을 알리는 주일이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들어오실 때 이스라엘 백성이 ‘호산나’를 외치며 환호하던 것을 기념한다. 그러나 그 환호가 곧 배신으로 바뀌는 아픔이 시작되는 날이기도 하다. 주일 교중 미사 전에 예루살렘 입성을 기념하는 말씀의 전례와 행렬을 한다. 이날은 성지가지를 축성하여 신자들에게 나누어준다.
성주간(월~수요일): 특별한 예식은 없지만 말씀의 전례에서 월요일에는 머지않아 일어날 예수님의 장례를, 화요일에는 가장 믿었던 제자들의 배반을, 수요일에 예수님의 죽음을 직접적으로 가져온 유다의 배반을 묵상한다.
성삼일(목~토요일): 성목요일 오전에는 사제들이 주교좌성당에 모여 성유축성미사를 집전하면서 예수님께서 사제직을 세운 것을 기념한다. 이날을 사제들의 생일이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저녁에는 주님 만찬 미사를 봉헌한다. 예수님께서 수난하시기 전날 제자들과 함께하신 마지막 저녁식사를 기억하면서 ‘성체성사’를 세운 것을 기념하는 미사이다.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 주는 내 몸이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루카 22,19)
미사 중에는 예수님께서 발을 씻어주시며 사랑의 새 계명을 주신 것을 본받아 발 씻김 예식을 거행한다.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주어야 한다.”(요한 13,14) 미사 후에는 성체를 준비된 수난 감실로 옮기고 밤새워 성체조배를 하며 예수님의 수난을 묵상한다.
성금요일은 인간이 되어 오신 그리스도의 죽음을 기억하는 날이다. 일 년 중에 유일하게 미사가 없는 날로써 말씀의 전례를 통해서, 긴 수난기를 봉독하며 십자가를 높이 쳐들고 십자가의 못 박혀 돌아가신 예수님의 죽음을 묵상하며 경배한다. 오후 3시에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것을 기억하면서 신자들이 모여서 '십자가의 길'을 봉헌하는 전통이 있다.
성토요일(부활성야) 밤의 예식은 모든 전례의 절정을 이루며 가장 장엄하고 성대하게 거행된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상징하는 부활초를 축성하는 ‘빛의 예식’을 통해 무덤에서 부활하시는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며, 하느님께서 이루신 구원의 역사가 장엄하게 봉독되고 세례 갱신식으로 우리의 구원을 확인한다. 부활 성야 전례는 사제 혼자서 거행할 수 없으며 주일 해가 뜨기 전에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환영과 배신 그럼에도 불구하고 멈추지 않으시는 주님의 사랑, 죽음의 공포와 그 모든 것을 이겨내신 주님의 부활하심을 깊이 묵상하며 우리들은 ‘성주간 전례’에 마음과 정성을 다해 참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