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요셉 성인의 축일을 맞이하면서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4-03-19 04:02 조회수 : 83
성 요셉 성인의 축일을 맞이하면서
오늘은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이다. 가부장적인 삶에 익숙한 우리에게 성가정 안에서 남편 요셉보다 부인마리아가 더 우선시 해보이는 듯한 이유를 신자들이 물어오면 명확하게 설명을 하지 못하곤했다. 그래서 성 요셉의 삶을 하느님나라의 구현의 측면에서 다시 한번 더 묵상해보고 그 의미를 찾아 보려고 한다.
타인을 위해서 선행을 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찾기가 그리 어렵지 않을 정도로 선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이 있다. 정말로 바람직한 사회적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선행을 하고나면 남들이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칭찬해 주기를 원한다. 때로는 참지못하고 자기 입으로 선행에 대해서 남들에게 떠벌리기도 한다. 그 이유를 찾아보면 누군가에게 관용과 아량을 베풀면 자신은 사려 깊고 좋은 사람이며, 자기 행동이 사람들로부터 충분히 칭찬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친절한 행동과 선행은 모두 훌륭한 것이지만, 만약 선행을 하고도 절대로 그 사실을 남들에게 알리지 않는 것은 더욱 놀라운 행동이다. 타인에게 뭔가를 나누어 주거나 도움을 줄 때는 기분이 좋아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자신이 베푼 친절을 남에게 마구 떠벌리면서 그 긍정적인 느낌을 희석시키게 된다. 그래서 남들에게 떠들기보다는 혼자만의 비밀로 남겨 둘 때, 그 좋은 기분과 느낌은 고스란히 간직할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나는 성 요셉 성인의 삶이 바로 그러한 분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성인은 아들 예수를 위해서 그리고 동반자이신 성모님을 위해서 배려하신 삶이 바로 그 증거이다.
성 요셉 성인처럼 하느님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사람이라면, 선행에 대한 대가를 기대하지 않으며, 선을 대가없이 베풀라고 권하고 싶다. 그러면 오히려 선행 그 자체로부터 우러나오는 따스한 느낌과 요셉 성인처럼 진정으로 인정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제부터는 누군가를 위하여 아주 좋은 일을 하게 될 때는 그것을 혼자만의 비밀로 간직한 채, 하느님으로부터의 진실된 인정을 누려보라고 권하고 싶다. 나의 오늘 하루도 성 요셉처럼 묵묵히 하느님의 뜻대로 사는 착한 사제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