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툴러도 묵상하도록 노력하자
프랑스의 유명한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파스칼은 사람들이 바쁘고 산만하게 살아가는 이유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람의 모든 문제는 방 안에서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 400년도 훨씬 전에 한 말치고는 너무나도 정확한 판단이라고 생각된다. 나도 차분한 마음이 내적 평화의 가장 근간이 된다고 굳게 믿으면서 살아왔다. 그리고 이러한 내적 평화는 외적 평화와도 직결된다.
요즘 사람들의 다소 경망스러운 말과 행동은 내적 평화의 부족이요, 깊은 성찰이나 묵상이 부족에서 오기 때문이다. 반성, 심호흡, 관상, 상상 등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는 방법이 많지만 나는 이를 일괄적으로 묵상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매일 성당에 앉아서 한두 시간을 묵상하는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의 말과 행동에는 분명히 차이가 있음을 내 스스로가 느낀다. 성당에서 묵상하는 모습을 보신 분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하신다. 나는 그때마다 대답하는 게 똑같다. “그냥 눈을 감고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때로는 분심이 들더라도 그냥 내버려 둡니다” 분명히 나의 묵상은 깊이도 없고 때로는 엉망이라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그냥 시간을 내어놓고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게 묵상을 위해서 그 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느낀 것이지만 하루에 단 5분이나 10분 동안의 묵상만으로도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물론 그 묵상의 장소를 성당에서 한다면 좋긴 하겠지만 장소를 성당으로 국한 시킬 필요는 없다. 자신이 조용히 묵상할 수 있는 공간이라면 그 장소가 집이 되었든 직장이 되었든 때로는 야외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장소보다는 묵상하려고 노력하는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묵상은 완전한 휴식을 경험하게 해주고 이를 통해 마음의 평온을 유지하는 법을 가르쳐 준다. 묵상을 통해 얻는 마음의 평화는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어 우리를 덜 예민하고, 덜 짜증스러운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 그리고 자신에게 다가온 어려운 일들을 제법 진지하게 잘 해결해 주기도 한다.
묵상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마음을 비우는 것이 가장 기본이면서 거의 절반의 비중을 차지한다. 잡념이 들면 그것을 인위적으로 밀어내려 하지 말고 호흡에 더욱 주의를 갖고 집중해야 한다. 이것을 반복하면 머릿속의 산만한 생각들을 자연스럽게 적어지게 된다. 호흡에만 주의를 기울여도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시 한 번 더 강조하지만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묵상에 익숙하기 위해서는 끈기있고 지속해서 시간을 내어놓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잘 안된다고 실망하거나 쉽게 단념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반복한다면 성당이나 집에서 예수성심상이나 성모상 앞에 앉아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