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목소리가 큰 신자를 만난다면?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4-01-04 04:56 조회수 : 113

목소리가 큰 신자를 만난다면?


어느 성당에나 열심히 봉사를 하시지만 사람들과의 관계는 별로 좋지 않은 신자들은 존재한다. 그런 분들 중에 최악인 경우는 나름대로 능력도 있고 일도 잘하지만, 사석이건 술자리이건 가리지 않고 다른 사람을 폄하를 하거나 듣는 사람이 민망해서 조심스럽게 조언을 할라치면 그 사람도 미워하고 관계를 단절하는 사람이다. 그런류의 형제자매들 때문에 성당에서 봉사하는것에 대해 불편해 하시거나 주저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계신다. 성당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들기에 평판이 좋지 않은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때로는 그런 사람들도 성당에서는 내치지 않고 함께 신앙생활을 해야한다.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을 조화롭게 배치하고 구성하는 것이 사목자의 진정한 능력이기도 하다. 


여러 성당에서 근무를 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 성당에서 봉사활동과 기도를 열심히 하는데 유독 날 세운 말을 많이 해서 신부나 수녀들과 사이가 좋지 않은 신자들을 대할 때가 제일 어렵다. 그럴 때마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가 생각이 났다. 모든 사람이 언제나 좋거나 나쁠 수는 없다. 상황에 따라서 그의 모습과 태도가 다양하게 나올 뿐이다. 만약 나쁜 모습을 나에게 보인다면 그 사람이 마음속에 쌓인 것을 적절히 배설하지 못해서 눌러두었다가 한꺼번에 터뜨리는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래서 참을 수 있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것 없이 남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 그래서 또 어려운 사람들의 부류에 속하는 사람은 자기는 사랑받고 싶지만, 타인을 칭찬하는 데는 인색한 사람들이다. 혹 칭찬한다 해도 진심이 아닐 때가 많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세상에서 자신을 가장 괜찮은 사람이라고 착각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 문제는 잘못 보면서 남들에 대해서는 지적질하고 가르치고 싶은 욕구는 강하다. 그 상대가 성직자건 수도자건, 사목위원이건 상관없다. 


본당에서 터줏대감 역활을 하는 신자 가운데는 이런 사람이 뜻밖에 많다. 이를테면 신부나 수도자가 부임해오면 전임자를 언급하면서 무언가를 요구하는데, 이런 요구는 대개 새로운 신부나 수도자를 통제하고 지배하고 싶은 욕구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런 성향의 사람에게 가장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묵묵히 신앙생활을 해나가는 대다수의 신자들이다. 만약 목소리가 큰 신자들과 함께 신앙생활 해야 한다면 도망칠 생각 대신 마음의 힘을 키우는 훈련을 해야 한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축복받은 삶이 아니다. 그래서 자기 감정을 힘 있게 표현하는 법부터 배워야 하는데 이렇게 함으로 상대방이 나를 함부로 대하지 못하게 하는 것도 슬기로운 신앙생활을 하는 하나의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