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회개는 행동으로 완성된다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12-09 04:37 조회수 : 86

 회개는 행동으로 완성된다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파스칼은 세상의 삶과 신앙의 모순에 대해 고민을 하던 중 1654년 11월 23일 밤에 신비적 체험을 하게 된다. 그에게는 신앙적으로 대단한 체험이었고 하느님께서 주신 은총이라 생각했다. 성령의 불같은 은사를 체험한 파스칼은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화되었다. 

그가 죽은 후 출판된 수필집 ‘팡세’에서 “인간의 마음은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고 오직 그리스도에 의해서만 채워질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가 없는 인간은 악과 비참함 속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하느님만을 사랑하고 자신을 마다해야 한다.”라고 신앙을 고백하고 있다. 파스칼은 우연하게 체험한 신비체험을 통해서 자신보다는 하느님을 우선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깊이 깨달은 것이다. 그래서 그는 자신도 어려웠지만 더 가난한 이웃을 돌보는데 헌신하면서 살았다. 우리들도 가끔은 강력한 신앙체험을 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더 강력하고 분명한 말씀을 우리에게 알려주셨다. 세례자 요한은 통해서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 3,2)라고 선포하셨다. 유다인들이 그토록 학수고대하던 메시아가 오셨음을 선포한 것이다. 그러나 세례자 요한은 하늘나라는 아무나 들어가는 것이 아님도 선포하고 있다. “독사의 자식들아. 다가오는 진노를 피하라고 누가 너희에게 일러 주더냐?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라”(마태 3,7-8).


대림 2주일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은 하늘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회개가 필요하다고 외치고 있다. 회개는 자기 반성이나 참회 의식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잘못된 행실을 통째로 바꿔야 하는 것이다. 진정한 회개는 지난날의 잘못을 반성하고 용서를 청하면서 동시에 적극적으로 마음과 정신, 행동의 변화를 동반해야 한다. 보통 사람들은 생각과 말과 행동 양식이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이다. 회개한 사람은 이 모든 것을 파스칼처럼 그리스도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러한 회개는 일회성으로 끝나서는 안 되며 끊임없이 계속되어야 한다. 회개의 삶이 어렵기 때문에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지난날 잘못한 것을 생각에만 머무르고 행동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뜻을 세워도 소용이 없다. 이제 용기를 내어서 우리의 손은 주변의 어려운 사람의 손을 흔쾌히 잡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발은 착하고 좋은 일을 하는 데에 더 부지런히 향해야한다. 우리의 입은 늘 불만이나 불평보다 칭찬과 평화를 노래해야 한다. 그렇게 삼박자가 조화를 이룰 때 우리는 진정으로 회개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