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목표나 계획을 수정하는 것에 유연해지자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11-25 04:53 조회수 : 153

목표나 계획을 수정하는 것에 유연해지자 


특별한 일이 없으면 늘 혼자서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사목을 여러 가지 방향으로 상상해보고 확신이 들면 그것을 실행에 옮기기 앞서서 생각했던 계획을 사목 위원들과 의견을 나눠본다. 성격상 좋다고 생각되고 여건이 되는데 그것을 실행에 옮기지 않고 그냥 묵과하거나 훗날로 미루는 것을 싫어한다. 그러나 어떤 계획을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때로는 집요함은 필연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지나치게 경직된 사고와 태도는 늘 경계를 한다. 이런 태도는 엄청난 정신적 스트레스를 일으키고 때로는 계획이 생각대로 진행이 안되면 다른 사람들에게 짜증을 내는 잘못을 범하기도 한다.


나는 대개 이른 새벽에 일어나서 글을 쓴다. 혼자서 살기에 어느 시간에 글을 써도 방해받을 일이 많지 않지만, 최소한 새벽 시간에는 전화나 카톡이 오지 않기에 끊어짐 없이 글을 쓸 수 있어서 선택한 것이다. 만약 일반적인 사람들처럼 내게 가족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지금처럼 편하게 글을 쓰거나 책을 읽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한 환경 속에서 살아간다면 내 계획이 차질을 빚는 일이 자주 발생할 것이다. 

그런데 살다보면 계획된 일들이 갑자기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수정하게 되는 일이 발생한다. 생각대로 일이 진행이 안 되고, 누군가가 갑자기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이전에 계획했던 것보다 시간이 늘어지거나.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일어나는 등, 살아가면서 많은 걸림돌에 직면한다.


사람들은 계획이 변경될 때 실망하는 것은 당연하다 말하고 한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에게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행해야 하는 것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만약 이 같은 상황이 닥치면 ‘내게 정말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를 선택해야 한다. 

아주 가끔은 내 자신에게 물어본다. “내가 바라는 것을 이루고 계획한 대로 일을 진행하는 것과 흐르는 대로 따라가는 법을 배우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 분명한 것은, 하느님의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경직성을 극복하고 유연해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도 예외적인 상황은 있을 수는 있다.


나이가 들면서 변한 중의 하나는 항상 계획의 퍼센트쯤은 수정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해 가면서 살고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생각치도 못한 일들을 대비해서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생은 우리가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하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막상 우려했던 일이 벌어지면이것은 어쩔 없는 불가피한 상황 중에 하나야하고 마음으로 받아들일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마음을 갖게 되면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염려하는 마음이 훨씬 줄어들게 된다. 그렇게 될 때 주변에 화를 내고 성취하지 못한 일을 걱정하는데 쏟는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오히려 좀더 생산적으로 삶을 살아갈 있게 되는 부수적인 효과도 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