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부모의 행동은 자녀에게는 소중한 교육이다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10-21 05:17 조회수 : 72

부모의 행동은 자녀에게는 소중한 교육이다 


어제 뉴스를 검색하다가 참으로 믿기지 않은 소식을 보았다.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 2학년 후배를 때려서 전치 9주의 상해를 입혔다는 것이다. 참으로 개탄할 소식이지만 더 놀라운 것은 부모의 행동이었다. 자녀가 잘못을 했으면 피해자에게 사과를 해야 하는 것이지만 그보다는 자신의 남편이 절대권력자와 함께 근무를 한다는 것을 드러내려고 카톡의 프로필 사진을 바꾸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서 학교와 피해자 부모에게 무언의 압력을 넣었고, 잠시 원하는 결과를 낳았지만 이를 문제 삼은 피해자 부모의 노력으로 일파만파로 소식이 번져나갔다. 결과적으로 남편은 퇴직을 하게 되었고 상황은 훨씬 더 안 좋을 쪽으로 흘러가는 모양이다. 이번 소식을 접하면서 부모가 좀더 모범을 보였더라면 서로에게 불행한 일은 최소화되었을 것인데 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본당에 아주 착하고 성실한 자매님이 계셨다. 물질적으로도 풍족하고 성격도 아주 좋아서 주변에 친구들도 많고 성당에서도 모든 분들이 좋아해 주셨다. 그런데 그분에게는 고민이 하나 있었다. 남편이 지나치게 시어머니에게 의존한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모자간에 사이가 매우 돈독하다고 볼 수 있지만 부인 입장에서는 그리 편치만은 않았다. 시댁이 자신들이 사는 곳과 매우 가까워서 남편은 시간만 나면 시댁에서 식사하고 놀다가 밤늦게 들어오거나 적지 않은 날을 본가에서 자고 오는 날이 많았다. 그래서 아내 늘 불편한 마음을 갖었다. 효도라는 측면에서는 좋아보이지만 지나쳐서 그 누군가에게 불편을 끼친다면 한 번쯤 다시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된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랑받고 주고 받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특히 여성에게는 다른 사람을 보살피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있다. 여성의 이런 욕구는 결혼하면 모성애로 나타나 아이를 낳고 키우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모성애는 자식들에게는 정말로 중요하다. 어머니의 사랑이 없다면 아이들은 제대로 성장하기 어렵다. 만약 아이들이 어린 시절에 어머니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해서 심리적 영양 결핍 상태로 성장했다면 사회에 적응하는데 아주 심각한 장애를 겪거나 성격이 공격적이거나 반대로 아주 소극적이고 매사에 자신감 없는 부작용으로 드러난다. 부모로부터 관심과 사랑을 받고 주는 것은 본능적인 부분도 있지만 때로는 학습 행위일 때도 많다. 그래서 부모로부터 제대로 된 학습을 받지 못한 사람은 나이를 먹어서도 사랑을 받지도 주지도 못한다. 이처럼 아이에게 어머니의 사랑은 각별하고 중요하다.


그러나 매사가 그렇듯이 어머니의 사랑도 지나치면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온다.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부모는 적절한 시기에 아이들을 놓아주어야 한다. 자신의 아이가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옆에서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힘든 시간을 가져야 하는데, 간혹 어머니 중에는 모성애가 지나쳐서 아이의 일을 대신해 주려고 하시는 분들이 있다. 이런 어머니들은 대개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이게 다 너를 위하여 하는 일이다. 내가 널 너무 사랑해서 네가 힘들어하는 것을 볼 수가 없어서 하는 일이다.”


그런데 어머니가 이런 식으로 과잉보호하면 아이가 어떻게 될까? 소위 꼭두각시가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아이가 독립적으로 성장하는데 심각한 장애를 주는 것이다. 인간은 어린 시절에는 어쩔수 없이 의존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는 부모에게서 독립을 해야만 한다. 그게 자연의 법칙이다. 개인적으로 인간에게 있어서 그 시발점이 결혼이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예전에는 결혼을 안 하면 상투를 틀지 못하고 나이가 많아도 어른 대접을 못 받은 것이다. 결혼은 단지 남녀 간의 사랑의 결실이 아니다. 이제 하나의 가정 공동체를 이루면서 서로간의 인격체로써의 완성을 해나가는 것이 결혼생활이라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물론 그 안에서 부모는 자식에게 모범을 보여야 하는것은 기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