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칭찬과 비난은 한뿌리에서 나온다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10-12 04:44 조회수 : 119

 칭찬과 비난은 한뿌리에서 나온다


살다 보면 불가피하게 기억해야 할 교훈 중 하나는, 자기 뜻과 반대되는 의견도 때로는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칭찬과 비난은 한뿌리에서 나온다’라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이는 모든 사람을 이해시키거나 항상 기쁘게 할 수는 없다는, 평범하고 진부하지만 부인할 수 없는 진리이다. 선거에서 어떤 후보가 51퍼센트의 득표율을 얻어 결과적으로는 승리했을지라도, 그는 다른 후보자에게 표를 준 나머지 49퍼센트의 선거권자들의 지지는 얻지 못한 것이다. 당선자는 자신에게 표를 주지 않은 유권자들도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겸손하게 존중해 주어야 한다.


살다보면 가족이나 친구, 함께 일하는 동료들로부터 자기 뜻에 동의를 얻어내는 것이 생각보다는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설령 동의하더라도 비율이 그다지 높지 않을 경우가 상당히 많다. 이유는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평가 기준을 갖고 있으며, 우리의 기준이 항상 다른 사람들과 일치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대다수의 사람은 이 사실을 무시하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이 자기 생각을 거부하고, “아니요”라고 말하거나 다른 식으로 자신의 의견을 반대할 때마다 화가 나거나 상처받고 좌절할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서 자신의 의견에 동의를 얻어낼 수 없다는 사실을 빨리 수용할수록 삶은 그만큼 더 여유로워진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때에 따라서는 사람들의 반대를 인정할 수 있어야 우리의 사고의 지평은 넓어지고 삶의 여정에 도움이 되는 비전을 지닐 수 있게 된다.


내가 추진하는 일이나 생각이 반대에 부딪혔을 때 거부당했다고 기분 나빠하기 보다는, 자기 뜻과 반대되는 생각도 있을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 그런 의견들도 받아들일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을 갖도록 준비하여라. 그러면 자신이 간절히 원하는 대답을 얻게 되었을 때 기분이 더욱더 좋아지고, 심지어는 감사하는 법까지 배우게 될 것이다. 

나도 사목을 하는 과정에서 칭찬과 비난을 함께 경험하는 날을 자주 겪어보았다. 내 의견에 동의하고 자세한 내용을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다. 세상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다. 어떤 사람은 좋은 소식을 전하지만 또 다른 사람은 해결해야 하는 새로운 문제를 안겨 주기도 한다. 나를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칭찬하기도 하지만 내가 자신의 의견을 들어주지 않으면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지만 이렇게 좋은 것과 나쁜 것, 자신에 대한 타인의 동의와 반대야말로 모든 사람의 인생을 이루는 한 부분이다. 물론 언제나, 반대에 부딪히기보다는 동의를 얻어낼 때 훨씬 기분이 좋고 행복하다. 그리고 그것이 더 유쾌하고, 마주 대하기 쉬운 것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현실을 인정하고 만족하는 사람이 되어갈수록 이러한 사실을 덜 의식하게 되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