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고마운 사람을 떠올려 보라
오늘은 아시시를 떠나서 찬란한 문화를 자랑하는 피렌체와 이태리의 주보성인이신 파도바의 안토니오 성당을 방문했다. 두 곳 모두가 유럽의 성당 중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아름답고 경이로운 성당을 갖고 있다. 하지만 찬란하고 아름다운 성전이 존재하기까지 수 많은 시간과 사람들의 희생과 노력이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세상에 모든 일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결실이 있기까지는 반드시 그 누군가의 희생이 있었다는 것을 꼭 기억했으면 한다.
내가 오래전부터 실천해 온 습관 하나가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고마우셨지만, 지금은 계시지 않은 외할머니, 아버지를 필두로 이제는 이 지상에서는 만날 수 없는 분들을 먼저 기억하고 그다음에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데 고마운 사람들을 천천히 기억해 보는 것이다. 행동으로 옮기는 데 고작 몇 분밖에 걸리지 않는 이 방법은, 나의 삶에서 무척 중요한 일상 중의 하나이다. 맨 처음 시작은 신학교에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고마우신 분들을 지향하면서묵주기도를 하던 습관에서 시작되었다. 기억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에게 있어서 감사와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 주신 분들로 내가 지금 존재하게끔 해주신 분들이다.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가질수록 마음은 평화로워진다. 한데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데는 약간의 연습이 필요하다. 나와 마찬가지로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도 인생에서 만난 고마운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가족, 친구, 잠시 만났던 사람, 학창 시절 선생님, 정신적으로많은 영향을 주신 분들 그리고 지금 내 곁에 함께 머물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아니면 인생이라는 선물 자체, 혹은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사하고 싶을 수도 있다. 운전하는데 차를양보해 준 사람, 들어가기 좋게 문을 잡아 준 사람, 목숨을 구해 준 의사 등, 그 누구라도 감사해야할 사람들은 주변에 얼마든지 널려있다. 중요한 것은 마음을 열고 작은 것에라도 감사하는 마음을표현하면서 살아가고 있느냐? 이다.
내가 오래전에 하나의 사건을 통해서 깨달은 것은, 내 마음을 부정적인 생각에 빠지도록 놔두는 일이 아주 쉽다는 것이다. 붙잡을 틈도 없이 생각이 부정적인 방향을 향해 마구 내달려 갈 때, 내게서 가장 먼저 떠나는 것은 감사하는 마음이다. 그리고 가장 빨리 찾아오는 것은 미움이었다. 그러는 동안에 주변에 좋은 친구나 사람들이 있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고, 마음이 조금이라도 들지 않으면 사랑의 감정이 분개와 좌절로 손쉽게 바뀌었다.
나는 아침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시작하는 일과를 통해 인생의 좋은 면에 초점을 맞추는 법을 배웠다. 조용히, 평화로운 마음으로 나의 사목을 도와주고 계시는 많은 은인들 한 사람 한 사람을 떠올리고 나면, 항상 감사하는 마음이 뒤따라오면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솟아오른다. 이방법은 단순해서 다소 지루할 수 있지만, 이것은 정말로 효과가 만점이다. 아침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사람이 평화가 아닌 다른 감정을 갖게 되기란 무척 어렵다. 아니,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