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부르는 헛된 욕심
마태오 복음 21장 33절 이하의 내용은 포도밭 소작인의 욕심이 가져오는 불행한 일에 대한 비유의 내용이다. 포도밭 주인이 포도 수확철이 가까워지자 소작인들로부터 소출을 받기 위해 종을 보낸다. 주인의 당연한 권리인데 어찌된 일인지 소작인들은 소출을 내기는커녕 종들을 붙잡아 매질하고 죽이기까지 한다. 이에 주인은 더 많은 종들을 지속적으로 보내지만 그들의 행동은 여전히 바뀌지 않았다. 주인은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기 위해서 자신의 아들을 직접 보낸다. 그러나 소작인들은 더 나쁜 마음을 먹고 포도원을 차지하기 위해서 아들마저 죽인다. 비록 비유이기는 하지만 어리석은 소작인들의 지나친 욕심이 주인의 종들과 아들을 죽게 한 것이다. 그러나 결국 지나친 욕심이 자신들의 죽음까지도 가져오게 된 것이다.
창세기에 나오는 아담과 하와의 이야기도 소작인들의 욕심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뱀의 유혹에 빠져 하느님이 금지하는 행동을 한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기도 하지만 그 저변에는 하느님과 같아지고 싶다는 어리석은 이들의 생각과 행동이 엄청난 결과를 가져오게 된 것이다. 자신들의 지나친 욕심과 행동이 영원히 살 수 있었던 지상낙원인 에덴동산에서 쫓겨나고 그 결과 그들에게 죽음이 찾아온 것이다.
욕심으로 인한 불행한 이야기는 카인의 이야기에서도 지속되고 있다. 자신의 제물은 외면당하고 동생 아벨의 제물이 하느님께 받아들여지자, 카인은 아벨을 죽인다. 카인의 시기와 욕심이 죽음을 불러 일으킨 것이다. 아담과 하와 그리고 카인의 이야기는 인간이 지닌 욕심의 본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인류의 조상이라 할 수 있는 그들이 피가 우리에게도 흐른다. 자신의 욕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살아가면 아담과 하와처럼 하느님을 배신하게 되고, 카인처럼 자신의 가장 가까운 혈육에도 해코지하는 일들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비유에 나오는 포도밭을 내가 살아가는 삶의 터전으로 묵상해보자. 많은 사람들이 나의 포도밭, 즉 나의 삶 안에 들어온다. 가족, 가까운 이웃, 성당의 형제자매들, 직장동료, 그리고 내가 우연히 스치는 많은 이들이 있다. 포도밭 소작인의 비유를 빌리면 주인이신 하느님이 보낸 사람들이다. 그런데 나는 그들을 하느님이 보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나의 이해관계가 얽힌 주인의 종이라고 생각해서 그들을 함부로 대하고 있지는 않은지 내 자신에게 물어봐야 한다. 그들을 사랑하기보다 미워하고, 칭찬하기 보다는 헐뜯고, 인정하기 보다는 시기하고 있지는 않은지....
내가 만나는 사람들을 거절하고 내치는 많은 경우는 나 자신만의 포도밭을 차지하려는 욕심과 욕망에 사로잡힐 때일 것이다. 그러나 비유를 통해서 하느님께서는 소작인들이 자신의 것도 아닌 포도밭에 욕심을 냈을 때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를 우리에게 경각심을 심어주고 있다. 분명한 것은 내 인생의 터전에 찾아오는 많은 사람들을 하느님의 눈으로 바라보고 대해줄 때 나에게 진정한 행복이 찾아 찾아온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