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상대방의 말을 가로막지 마라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09-13 04:51 조회수 : 127

상대방의 말을 가로막지 마라 


상대방과 대화를 격렬하게 나무다 보면 내 생각을 상대방의 말을 끊고 나의 말을 전해야 한다는 조급증이 발생한다. 그러다 보면 대화가 차분하기보다는 감정적으로 흐르기 마련이다. 그리고 내가 얼마나 자주 상대방의 말을 가로막고 있는지, 또 빨리 말을 끝내도록 강요하는지 깨닫기가 어렵다. 어리석게도 내 자신이 그 사실을 알게 된 것이 불과 얼마 전의 일이다. 그 후에도 여전히 나는 이 어리석은 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리고 지금도 언쟁할 때는 한꺼번에 두 사람 몫의 생각을 해야 하므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지만  멈출 수가 없다.


누군가의 말을 재촉하고, 중간에 끼어들고, 그가 문장을 끝내도록 하려면, 자기 생각뿐 아니라 가로막고자 하는 상대방의 생각 또한 한꺼번에 쫓아가야 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 있는데, 내가 말해야 하는 내용에 집중하다 보면 상대방이 말하는 것을 놓칠 때가 종종 있다. 그러면 상대방의 의견을 잘 듣지도 못하고 내 말도 꼬이기 시작한다.

이러한 경향은 자기주장이 너무나도 강하고 참견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욱더 흔하게 나타난다. 양쪽 모두 말과 생각을 빨리하게 만든다. 그리하여 결국에는 서로를 초조하고 안달나게 만들며 짜증나게 한다. 그것은 정말이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예의에도 어긋나고 대화를 진정성이 있게 만드는 데도 방해가 되는 일이다. 

그리고 때에 따라서는 이 자체가 논쟁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얘기를 듣지 않는 사람에 대해서 분개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향해 말하면서 어떻게 그가 말하는 소리를 제대로 들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상대방은 자신이 무시당했다고 느낄 수도 있다.

일단 자신이 다른 사람의 말을 가로막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만 있다면, 이러한 무의식적인 언행을 멈추어야 한다. 이때가 자신의 잘못된 말과 행동을 바꿔나갈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런 경우에는 단지 말하는 것을 의식적으로 남이 말할 때 끼어들기를 그만두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인내력을 가지라고 당부하고 싶다. 자신의 차례가 때까지 상대방이 얘기를 끝마치는 것을 기다리겠다고 스스로에게 되뇌어라. 그러면 간단한 행동만으로도 만나고 대화하는 사람들과의 상호 작용이 크게 향상된다. 사람들은 자신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을 훨씬 편하게 느낀다. 굳이 상대의 얘기를 가로막으려고 애쓰지 않을 , 자신 또한 편안해지는 것은 마찬가지다. 심장 박동은 느려지고, 대화를 성급하게 끌고 나가기보다는 즐기게 된다. 이것은 여유 있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변화하기 가장 쉬운 방법의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