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명
성 마더 데레사 수녀는 영국의 방송기자와 회견을 한 자리에서 질문을 하나 받았다. “당신은 평생을 죽어가는 사람들 곁에서 살아왔는데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데레사 수녀는 기자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분명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이 버림받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일입니다. 진심으로 그들을 사랑하고 보살펴 주는 이웃이 있다는 사실을 다만 살아 있는 몇 시간 동안만이라도 느끼게 해 주는 것, 이것이 가장 필요한 일이지요.”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 이 성구는 김수환 추기경님이 가장 좋아하시는 성경 구절이다. 초임 본당에서 성당을 어렵게 건축을 하고 나서 머리말로 적을 성구를 추기경님께 부탁하였을 때 써주신 글로 지금도 그 성당 한구석에 자리를 잡고 있다.
사랑이란 말은 우리가 가장 좋아하고, 많이 노래하고 가장 많이 바라고 꿈꾸는 말이다. 사랑이 없으면 생명이 있을 수 없고 삶이 있을 수 없다. 아무도 나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고, 사랑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견디어 낼 수 있겠는가?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아마도 내게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다.
우리 눈에 보잘것없어 보이는 사람도 하느님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참사랑의 의미를 보다 깊이 있게 실천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예수님께서 몸소 우리에게 보여 주셨던 조건 없는 사랑, 아가페적인 사랑, 보잘 것 없는 이 하나라도 소홀히 하지 않으시는 사랑을 본받고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세상 모든 사람이 등을 돌리고 포기해도 하느님은 결코 포기하지 않는 이 사랑의 원리를 깊이 알아들어야 한다. 스스로 인간이 되시어 사랑의 참모습을 보였던 예수님께서는 “너희에게 새 계명을 주겠다”고 말씀하셨다. 여기서 너희란 바로 사도들을 통해 이어진 교회 공동체 전체를 두고 하신 말씀이다. 그래서 교회는 언제 어디서든지 그리스도를 본받아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고 증거해야 한다.
사도들의 정신을 계승한 교회가 사랑의 원리 안에서 살아가고자 할 때 비로소 세상을 비추는 등불이 될 것이며 부활의 신비를 가장 힘 있게 증거하는 교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가정은 작은 교회이기도 하다. 내 가정이 비록 초라할지라도 사랑의 계명이 시작되는 곳이며 은총의 장소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