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성녀 모니카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08-28 05:56 조회수 : 68

성녀 모니카 


한 여성이 있었다. 어려서부터 총명했지만, 식구 많은 집안의 셋째 딸로 태어나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고, 오빠들 공부 뒷바라지를 하느라 일찍 공장에 다니면서 돈을 벌었다. 그러한 어린 시절이 그녀에게는 일종의 한이 되었다. 돈을 벌어서 공부하고 싶었지만, 결혼하고 자식을 낳느라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없었다. 그래서 자신의 처지에 대한 원망을 지속적으로 갖고 있었다. 다른 어머니들과 달리 특히 장남에 대해서 냉랭했다. 그뿐만 아니라 가끔 말로 상처를 주곤 했다. “너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못했다. 넌 꼭 우리 오빠들 닮아서 내 인생의 걸림돌만 되었다.”

그 아들은 성당에서 성실했고 신앙심이 어려서부터 좋아해서 수녀님들로 부터 사랑을 듬뿍받았다. 자기를 예뻐해주시는 수녀님이 엄마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엄마한테 혼이 나면 꼭 성당에 가서 수녀님을 만나곤 했다.   


아들이 명문대에 합격했을 때도 다른 어머니들과는 달리 축하대신에 “명문대 학생이 되었으니 마음 놓고 못 배운 에미를 무시하겠구나.” 말해서 아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었다. 아들은 시험 기간 중에도 집보다는 학교 도서관이나 성당에서 공부를 해야 했다. 그 어머니는 급기야 성당에 다녀봐야 되는 일 하나 없다면서 동네 아주머니들을 따라서 이상한 신흥종교에 빠지고 말았다. 온종일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심지어 식당일을 하면서 번 돈까지도 전부 그곳에 가져다주었다. 말리고 싶었지만, 어머니가 자신을 무시한다고 할까 봐 아무런 말도 못 했다.  

어머니는 어린 자녀들에게 매우 중요한 존재이다. 어머니와의 관계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심적이다. 어머니의 젖을 먹고 어머니의 보살핌을 받으며 자라는 아이에게 어머니는 세상의 전부나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어머니는 자라나는 어린아이의 마음에 안정감을 심어주어야 한다. 특히 아이에게는 엄마 젖을 먹는 시기에 엄마의 따스한 가슴을 느끼고 영양 공급을 잘 받고 자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오늘 청년 이야기와 정반대의 예가 어제가 축일이셨던 모니카성녀의 삶이었다. 아들 아구스트누스는 지나치게 똑똑해서 젊어서부터 여러 종교와 방탕한 사생활로 인해서 어머니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하지만 성녀는 포기하지 않고 빠져들면 헤어나오기가 힘들다는 이단을 믿었던 아들을 위해서 끊임없이 기도하고 인내하셨다. 어머니로서 있는 일은 아들이 진실을 알고 돌아올 때까지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다. 결국에는 성령께서 어머니와 아들을 이끌어 주셨고 아들을 교회에 훌륭한 목자와 학자로 이끌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성인으로 이끄셨다. 모니카 성녀는 훌륭하신 어머니의 표상이시다. 자녀를 낳고 키우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어렵다. 하지만 하느님을 믿고 인내하면서 기도로 아들을 변화시키신 모니카 성녀의 삶을 묵상하면서 나는 과연 어떤 부모인가?를 생각해보는 하루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