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나 그리고 판공성사
오늘 오전 오후에 판공성사를 집전한다. 나도 판공성사를 잘 거행하기 위해서 어제 동창신부에게 고백성사를 보았다. 매번 느끼는 것은 성사를 보시는 분이나 성사를 집전하시는 사제나 정말이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빛으로 오시는 아기 예수님을 잘 맞이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 그래서 성사를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찰을 잘해서 나의 허물을 말끔히 씻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것은 고백성사는 남을 탓하는 시간이 아니라 내 자신의 부끄러운 삶을 고백하는 시간이다. 그래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작업을 잘해야 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모습은 제대로 보지 못하고 남만을 자세히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보니 자신의 관점에서 다른 사람들은 틀린 경우가 많다. 그런 것은 내 자신도 예외는 아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것 없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 있다. 그런데 지금껏 그렇게 살아왔다면 이제부터는 바꿔볼 필요가 있다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한다. 여러분은 제 생각에 동의하실지 않으실지 모르겠지만 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그’ 와 ‘나’ 라는 말을 곰곰이 되새겨보자. 살아오면서 그와 내가 어떻게 보여지는지를 고민해보아야 한다.
사람들은 그가 일을 미처 끝내지 못하고 있다면 그는 게으르다하고, 자신이 일을 끝내지 못하고 있다면 나는 너무 바쁘고 일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만일 그가 자기 관점을 주장하면 그를 고집쟁이라 말하고, 내가 그렇게 하면 개성이 뚜렷해서라고 자신을 방어한다.
만일 그가 나에게 말을 걸지 않으면 콧대가 높아서 그렇다 하고, 내가 그렇게 하면 그 순간에 복잡한 다른 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가 남들에게 친절하게 굴면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 친절하다 하고, 내가 친절하면 그것은 예의바르고 좋은 성품 때문이라고 합리화를 한다.
그와 내가 이렇게도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얼마나 이상한 일인가? 여러분은 나와 그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그렇다. 우리는 다르지 않다. 만약 다른 것을 굳이 찾아본다면 그와 내가 다르게 생각하는데에 있어서 차이가 있을 뿐이라는 사실이다. 당신은 이런 평범한 진리와 진실을 혼재해서 생각하고나 행동하는 이런 우를 범하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세상은 나와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르다는 차이가 존재할 뿐이다.
올해의 판공성사는 다름과 틀림을 잘 식별하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의 허물을 말끔히 씻어내는 좋은 기회가 되시길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