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하느님 사랑하기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07-22 06:44 조회수 : 55

하느님 사랑하기 


태초에 하느님께서는 우리 인간을 창조하셨다. “우리와 비슷하게 우리 모습으로 사람을 만들자”(창세 1,26). 그리고 하느님은 인간을 너무나도 사랑하셔서 다른 짐승에게는 주지 않았던 자유의지까지도 주셨다. 그러나 인간은 자유의지를 올바로 사용하지 않고 자신만을 위해서 사용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게 된다. 하느님의 사랑 안에 머물지 않고 하느님을 떠나 자신의 길을 간다. 결국 자유의 남용으로 인간은 길을 잃고 헤매게 된다. 하느님께 돌아가려 해도 스스로는 그 길을 찾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러나 하느님은 당신을 배반한 인간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외아들 예수님을 보내시어, 그들을 용서하시고, 당신의 사랑을 확인시켜 주시며, 당신께로 돌아올 수 있도록 가르쳐 주신 것이다. 그 길은 자기희생의 십자가 길이었다.

문제는 인간에게 있어서 하느님께 돌아가는 길, 즉 십자가의 길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의 길을 먼저 가시고, 죽으시고, 부활하시고, 승천하심으로써 하느님께로 돌아가는 길을 정확하게 보여 주셨지만, 인간은 두려워서 감히 그 길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인간의 마음 안에는, 창조주 하느님의 사랑을 등지고 떠났던 기억과, 구세주 예수님까지도 배반한 부끄러움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느님은 우리에게 마지막으로 성령이라는 열쇠를 주셨다. 하늘에서 불같이 내려오신 성령께서는 죄의식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인간을 용서해주시고, 두려움에 갇힌 인간에게 용기를 주셔서 십자가의 길을 힘차게 걸어가게 해주셨다. 


이렇듯이 성부, 성자, 성령 하느님은 인간 역사 안에 함께 하시면서 계속적으로 우리를 사랑해 주시고 계신다. 인간에게 삼위일체는 우리를 계속적으로 사랑하시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는 하느님의 모습이다.

그에 비해 우리의 사랑은 어떠한가? 부끄럽게도 우리의 사랑은 여전히 이기적이며 상호간의 신뢰는 쉽게 깨어지고 있으며 우리의 관계는 소모적이고 비창조적이며 때로는 고루하기까지 하다. 그것이 우리들의 현실적 모습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사랑이 늘 새롭고, 희생적이며, 순결한 것이 되도록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 배워야 한다.   


예전에 봤었던 영화의 끝 장면이 생각이 난다. 불치의 병으로 죽어가는 남편이 자기를 간호하던 젊은 부인을 혼자두고 가는 것을 미안해하며 말했다. “사랑하는 그대여, 부디 내가 죽을 때까지만 나를 사랑해주오.” 그러자 아내가 눈물을 흘리며 대답한다. “아니, 당신이 죽을 때까지가 아니라, 내가 죽을 때까지 당신을 사랑하겠어요.”

그렇다. 하느님과 우리간의 진정한 사랑의 가치와 속성은 바로 영화의 대화처럼연속성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