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가장 소중한 선물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07-21 06:21 조회수 : 61

가장 소중한 선물 


날이 덥다. 그러나보니 하얀 눈이 내리는 성탄절이 뜬금없이 그리워진다. 그중에서도 멀리서 아기 예수님을 찾아와 경배를 드리며 선물을 드리는 동방박사들의 모습을  상상해보았다. 갑자기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선물은 무엇일까?를 생각해보았다. 내가 나름내린 결론은 선물을 주는 사람의 정성이 담긴 선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정성이 담긴 좋은 선물은 자신의 마음을 실제적으로 표현하는 가장 좋은 수단이기도 하다. 선물을 줄 때 보통은 선물을 받는 사람이 필요한 것일까? 를 고민하기 마련이다. 어쨌든 좋은 선물을 주는 것이 어렵지만 선물은 인간관계를 좀 더 발전시키기도 한다.


어려서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소녀가 있었다. 그 소녀에게는 나이 어린 동생이 셋이나 있었다. 소녀는 자신도 부모의 손길이 필요한 나이였지만 어린 동생들을 위해서 자신의 몸으로는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고된 노동을 하였다. 그러다 결국에는 병으로 쓰러지게 되었고 결국 죽음 직전에 이르게 되었다. 죽음을 앞둔 소녀는 마지막으로 신부님께 성사를 청하며 다음과 같이 고백하였다. 

“신부님! 저는 동생들을 돌본다는 핑계로 그동안 주일을 지키지 못했고 기도 한번 제대로 드리지 못했고 주님께 선물을 드린 적도 없었습니다. 저는 하느님께 나아갈 수 없는 죄인입니다.”

측은한 마음으로 성사를 집전하던 신부님의 눈길이 문득 소녀의 손에 머물렀다. 그 손은 도저히 어린 소녀의 손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있었다. 온갖 굳은 일로 인해 손마디는 거칠어져 있었고 손 여기저기에 찢긴 상처들이 나 있었다. 눈물을 억지로 참으시면서 신부님께선 소녀의 두 손을 감싸 쥐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걱정하지 말아라. 하느님께서 너에게, ‘너는 세상에서 무엇을 하였느냐’고 물으시거든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그저 이 두 손을 하느님 앞에 내어 보이거라. 이 아름다운 손을....”


소녀는 예수님께 자신만이 드릴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선물, 자신의 삶의 무게와 고통, 희생의 모습이 고스란히 간직된 손을 바쳤다. 그 손이 그 소녀에게는 동방박사들이 아기 예수님께 드렸던 황금이요, 유향이며, 몰약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예수님께 드릴 있는 가장 소중한 선물은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의 삶의 노력과 정성일 것이다. 나에게 삶을 주신 하느님을 찬미하고, 미워하는 사람을 용서하며, 어려운 사람을 위해 자신의 시간과 재물을 기꺼이 나누는 , 그리고 비록 삶에 지쳐 힘들더라도 힘든 삶의 노력을 바친다면 그것이 우리의 황금과 유향과 몰약이 아닌가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