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진정한 행복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07-12 06:08 조회수 : 79

진정한 행복  


주일 저녁부터 양주 중견사제 연수원에서 피정 중이다. 시끄럽고 번잡했던 본당을 떠나서 한적한 곳에서 간만에 조용히 묵상과 산책을 하면서 나의 삶과 그동안 바쁜 일상 때문에 잊고 있던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있다. 어제는 하루종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 나는 진정한 행복을 위해서 무슨 노력을 하면서 살고 있는가?를 주제로 묵상했다. 그러면서 너무나도 당연하고 너무나도 쉬운 방법을 두고 헤매고 있지 않은지도 반성해 보았다. 


신자 한 분이 중병에 걸려 몇 번이나 죽음을 무릅쓰고 위험한 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수술 결과가 좋아 기적적으로 조금씩 회복되었다. 그는 퇴원을 한 후에 나에게 찾아와서 기도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면서 자신의 솔직한 속마음을 말해주었다. 

“입원해 있을 때 전 병원 옥상에 간신히 한 걸음씩 올라가 보았습니다. 하늘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었습니다. 평생동안 보아온 하늘이었지만 그렇게 아름다운 하늘은 여태까지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 하늘이 너무 고마워 그만 눈물을 펑펑 쏟았습니다.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온 저는 이제 사랑만 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제 주위의 모든 것이 더없이 감사합니다.”


그분은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지만 두 발로 걷고 하늘을 볼 수 있는 것, 일상적인 모든 것이 행복이라고 느꼈던 것이다. 사람들은 무언가를 잃었을 때 비로소 그 가치를 새롭게 알게 되었다. 당연하다고 생각해왔던  주변의 모든 것이 영원하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항상 자신의 처지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야말로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원한다. 문제는 행복이 아닌 것을 진정한 행복이라고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행복에 대해서 예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란 어떤 사람인가? 예수님께서는 겸손한 자세로 하느님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사람, 세상 어떤 것에도 애착을 갖지 않고 온전히 하느님의 뜻을 위해 자신을 비운 사람으로 본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많이 소유해야 행복하다고 생각하지만 예수님은 오히려 버려야 행복해진다고 가르치고 계신 것이다. 


우리는 인간의 나약함을 체험하고, 자신의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때 비로소 눈을 들어 이웃과 주님을 찾게 된다. 마음으로 가난한 이가 진정 행복하다는 예수님의 가르침, 이 역설적인 진리를 깨닫는 사람이야말로 행복한 사람이다. 행복은 조건으로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자세로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성 마더 데레사 수녀님은 행복해지는 방법을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가는 곳마다 사랑을 알려주세요그리고 먼저 당신 자신의 집에서  일을 실천하세요당신의 자녀와 남편을 사랑하세요어떤 사람이든 당신을 만나고 나면  나아지고  행복해지게 하세요하느님의 사랑이 당신을 통해 표현되도록 하세요당신의 얼굴에당신의 눈에당신의 미소에그리고 당신의 따뜻한  한마디 속에 하느님의 사랑을 표현하세요.”